SK실트론, SK파워텍 등 반도체 관련 SK계열사들이 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생산능력 확보와 차세대 제품 개발은 물론,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한 신규 시장 진출도 적극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주식회사는 최근 기업설명회를 열고 SiC 전력반도체 사업에 대한 중장기 성장계획을 공유했다.
SK주식회사는 자회사인 SK실트론, SK파워텍(구 예스파워테크닉스) 등을 통해 SiC 전력반도체 시장 진출을 추진중이다. SiC는 기존 실리콘(Si) 대비 고온·고압에 대한 내구성, 전력 효율성 등이 뛰어난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다.
SK실트론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웨이퍼 제조업체로, 지난 2020년 미국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하고 자회사 실트론CSS를 설립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연 10만장 이상의 6인치(150mm) SiC 웨이퍼를 양산 중이다.
SiC 전력반도체 제조업체인 SK파워텍은 부산 신공장으로 설비를 이전해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150mm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주력 제품은 MOSFET·다이오드 등으로, 내년 초까지 연 3만장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주식회사는 두 자회사 간 연계를 통해 SiC 전력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한 성장 전략으로는 크게 네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자회사의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올해 말 기준 SK실트론의 SiC 웨이퍼 생산능력을 연 20만장까지 확보하고, 나아가 2025년에는 이를 연 60만장으로 3배 늘릴 계획이다. SK파워텍은 부산 공장 증설과 더불어 신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두 번째는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다. SK실트론은 향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8인치(200mm) SiC 웨이퍼 시장 선점을 위해, 내년 8인치 SiC 웨이퍼를 양산할 계획이다. SK파워텍은 3세대 MOSFET, 4세대 다이오드 등 차세대 제품을 올 하반기 내로 상용화한다.
세 번째는 EV(전기자동차) 시장 진출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대형 완성차 업체 및 1차 협력사들과 차량용 전력반도체 공동 개발, 공급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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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SK주식회사는 고부가 모듈로도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모듈은 개별 반도체 칩과 상호작용하는 여러 회로를 붙인 제품이다. 현재 SK주식회사는 글로벌 모듈 업체와 기술 협력 및 국내 생산 거점 구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양택 SK주식회사 첨단소재투자센터 센터장은 "SK실트론의 경우 선제적 생산능력 확보로 25년까지 SiC 웨이퍼 시장 점유율 25%를 달성하도록 할 것"이라며 "SK파워텍은 아직 외형 규모가 미비하나 신공장 확보 완료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