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인도 방문해 전략점검 나서

세계 3위 시장 오른 인도시장…적접 나서 ‘퍼스트무버’ 강조

카테크입력 :2023/08/08 15:10    수정: 2023/08/09 08:42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전세계 주요시장으로 오른 인도에 방문해 현대차·기아 전략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7일과 8일 양일간 인도에 방문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판매되며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이중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다.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인도는 전기차 시장으로서도 중요한 시장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을 통해 전기차 보급은 물론 자체적인 산업기반을 다지겠다는 청사진도 밝힌바 있다.

이 같은 소식에 테슬라를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은 인도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으며, 마이크론,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정의선 회장 인도 방문이 글로벌 기업의 투자행렬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의선 회장은 출장 첫 일정으로 생산공장보다 먼저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를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연구개발(R&D) 전략을 점검하고 인도 전기차 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체크했다.

인도기술연구소는 국내 남양연구소와 긴밀히 협업해 인도 현지에 적합한 차량을 개발하는 등 인도시장에서 판매를 증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기술연구소는 향후 현지 연구개발 역량 강화는 물론 전동화, 자율주행, 인도 현지어 음성인식 기술 개발 등 미래 모빌리티 연구 중추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신규 시험 시설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연구소에 방문한 정 회장은 수요가 증가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무버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인도기술연구소가 인도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중장기 R&D전략을 점검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정의선 회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다음날인 8일 인도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공장에서 인도법인 임직원들과 생산 및 판매 분야 중장기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인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밸류 체인 재편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공장 신설, 전기차 모델 라인업 확대, 타밀나두주 주요 거점 고속 충전기 100기 설치를 추진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500만대 산업수요 중 SUV가 48%의 비중을 차지하고, 전기차는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는 7월 출시한 경형 SUV 엑스터를 포함해 인도 시장에 특화된 SUV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2032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현대차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한다.

기아도 셀토스, 쏘넷 등 SUV 인기에 기반한 한 프리미엄 이미지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인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기아 2.0’ 전략을 통해 올해 상반기 6.7% 수준인 인도 시장 점유율을 향후 10%까지 높일 전망이다. 이를 위해 생산 차종을 확대하고 판매 네트워크도 현재 약 300개에서 2배이상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 2위 메이커로 확고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80만7천67대 판매에 이어 올해 7월까지 전년 대비 8.8% 증가한 50만2천821대를 판매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 보다 8.2% 높은 87만3천대다.

또한 이날 정의선 회장은 인도 타밀나두주 정부 청사에서 M.K. 스탈린 타밀나두주 수상을 만나 인도 자동차 시장 발전 방안 및 현대차그룹 인도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인도 중장기 모빌리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한 정의선 회장(사진 오른쪽)이 8일 타밀나두주 정부청사에서 M.K.스탈린(M.K.Stalin)(사진 왼쪽) 주수상을 만나 인도 자동차 시장 발전 방안 및 현대차그룹 인도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타밀나두주는 현대차 인도공장이 위치한 지역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 자리에는 타밀나두주 T.R.B. 라자 산업부 장관, 현대차 장재훈 사장, 김용화 CTO(사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이 함께 했다.

정의선 회장은 스탈린 타밀나두주 수상에게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 대한 타밀나두 주정부의 다양한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전동화를 비롯 현대차의 중장기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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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대차가 타밀나두주는 물론 인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현지 맞춤형 사회공헌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현대차와 타밀나두주는 지난 5월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10년간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설비 현대화 등을 위해 2천억 루피(약 3조 2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