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반도체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첨단 기술력 확보를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943억 달러(한화 약 122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거시경제 악화, IT 수요 부진 등으로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체 반도체 매출 규모는 5천32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2% 수준의 감소세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DS 부문,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도 분기마다 수 조원 단위의 적자를 기록하는 실정이다.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설비투자 축소로 직결된다. 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8.6% 감소한 874억 달러로 예상했다.
반면 첨단 반도체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은 시황과 관계없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테크인사이츠는 올해 세계 반도체 업계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4% 증가한 943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나아가 오는 2027년까지도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매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인사이츠는 "전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올해가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특히 미국과 대만, 한국, 중국 소재의 기업들이 반도체 연구개발 투자 규모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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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삼성전자는 올 1분기 6조5천800억원의 연구개발비 지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7조2천억원을 들여 투자 규모를 더 확대했다.
대만 TSMC는 지난달 대만 신주 과학단지에 위치한 신규 R&D 센터를 열었다. 해당 센터는 2나노미터(nm) 등 최선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를 주 목적으로, 약 7천명의 연구원이 배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