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깜짝 실적으로 토요타를 앞질렀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분기 영업이익 1위 수성에는 실패했다. 올해 2분기는 현대차·기아와 토요타 모두 환율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토요타는 가격인상과 생산확대, 역대 최저 환율로 인해 큰 폭으로 앞서게 됐다.
다만 토요타는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이 소폭 감소하고 현대차·기아는 회복세에 들어선 만큼 3분기와 4분기 변화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실적상 지난해와 같이 토요타, 폭스바겐그룹, 현대차·기아 3강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2분기(2024년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1천209억엔(10조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늘었다. 일본 기업 중 분기 영업이익이 1조엔이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10조 5천468억엔(95조 6천억원)이다. 순이익은 78% 증가한 1조3천113억엔(11조 9천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2023년 4분기) 토요타는 현대차·기아에 영업익 1천580억원 차이로 1위를 내준바 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에서는 3조원 차이라는 큰 벽이 세워졌다. 2분기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7조6천40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토요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토요타가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차량 가격 조정과 생산량 증가, 우호적인 환율 작용이 컸다. 토요타는 '차량가격의 조정'과 '생산대수의 증가'로 각각 2천650억엔(2조4천억원)과 2천600억엔(2조3천60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토요타는 완전변경이나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특히 북미 같은 시장에서는 단순 인상도 감행하기도 했다. 호주 자동차전문매체 드라이브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올해 호주에서만 1월과 6월 두차례 인상을 감행했다. 인도에서도 토요타는 1.5~2% 가격을 인상했다.
현대차·기아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양사는 가격 조정에 보수적이다. 테슬라발 가격인하 경쟁에 참여하지 않고 출시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요인이 현대차·기아와 토요타 각각 생산량 회복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을 받았으나 큰 폭의 차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상반기 글로벌 3위를 굳혔다. 1위와 2위는 각각 토요타와 폭스바겐그룹이 자리했다. 현재 같은 추세로는 이 순위가 굳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토요타는 점차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자동차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토요타는 올해 상반기 점유율 13.5%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8%p 하락했다. 토요타는 현재 미국 점유율 2위지만 점차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최초로 10.3%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0.3%p 증가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점유율 하락세지만 나홀로 상승한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유럽과 인도, 베트남 등 시장 확대를 늘리면서 토요타의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판매량은 57만 5천432대로, 토요타의 판매량을 제쳤다. 토요타의 상반기 유럽 판매량은 54만 7천655대다.
토요타는 전동화 전환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전기차 시장에 발빠르게 대처해 시장 선점을 기록한 현대차·기아와 대비되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1.4% 증가한 3만8천57대로, 올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순위 10위 안에 아이오닉5와 EV6가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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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요타는 단기실적은 양호하지만, 전동화 전환은 아직 미비하다”며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대기 수요 등 영향으로 업황이 여전히 양호하며 타이트한 재고상황이 유지되고 있고 자동차 가격상승 및 볼륨 증가효과가 동반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 성장세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