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경쟁이 가열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11번가가 ‘2025년 흑자전환’이란 목표를 세우고, 고객 중심 경영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11번가는 올해를 실적 반등 원년으로 정하고, 새로운 전략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는다는 각오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2월 안정은 11번가 대표는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2023년 판매자와 고객이 11번가에 요구하는 것은 ‘변화’이고 현 e커머스 경쟁시장에서 11번가에게 필요한 것 역시 새로운 혁신을 통한 사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에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안 대표는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11번가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2023년을 11번가의 반등을 이뤄내기 위한 원년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안 대표는 이날 11번가 구성원들에게 ‘Renew-Red(리뉴-레드): 다시 쓰는 11번가’ 전략을 공개하기도 했다.
안정은 대표의 새 11번가...고객 목소리 청취와 리더십 재정립으로 혁신
2023년 11번가의 목표는 완전히 다른 버전의 11번가로 다시 태어나는 ‘혁신’에 방점이 찍혔다.
11번가는 이를 위해 지난 연말부터 판매자, 구매고객 대상으로 5~10명 규모의 소그룹 간담회를 수차례 실시해 왔다. 간담회에서는 현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고객들의 생생한 의견과 함께, 11번가 이용자로서 지금의 11번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졌고 11번가에게 바라는, 기대하는 점까지 가감없이 모두 청취했다.
지난해 12월 11번가 각자대표로 취임한 안 대표는 이런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수차례에 걸친 직책자(임원, 팀장) 워크숍을 곧바로 진행했다. 안 대표가 취임 직후 공유한 11가지 리더십 원칙과 함께, 2023년 11번가 사업의 전반적인 성과 창출과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각 조직별 전략수립에 몰두하면서 워크숍에 참석한 리더(직책자)들 스스로의 리더십 원칙을 수립하게 했다.
이렇게 완성된 전략이 11번가의 ‘Renew-Red: 다시 쓰는 11번가’ 전략이다. 11번가를 상징하는 고유의 색상인 빨강으로 고객과 시장에 완전히 새로운 11번가의 레드(빨강)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다시 쓰는 11번가’는 새로운 11번가의 역사를 써가겠다는 뜻과, 이를 통해 고객들이 애용하는 11번가로 변화하겠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11번가의 ‘Renew-Red’ 전략은 3대 핵심가치와 2023년 10대 핵심 과제로 이뤄졌다. 먼저 11번가의 모든 리더십과 의사결정 원칙의 기반이 될 3대 핵심가치는 ▲근본적 문제해결 ▲과거 방식 탈피 ▲끊임없는 도전으로 정했다.
안 대표는 “앞으로 11번가는 ‘고객’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에 중점을 둔 문제해결 방식, 지금까지 해왔던 것에 의존하지 않는 장기적 관점의 사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이 모두의 업무 원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1번가가 올해 집중할 핵심과제는 ▲OM 경쟁력(4개) ▲배송 경쟁력(2개) ▲트래픽(2개) ▲BM 강화(2개) 등 4개 영역의 10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함께 꾸는 꿈 Renew-Red...11번가 새로운 '빨강'을 입다
11번가는 지난 4월 ‘Renew-Red’에 기반한 전사 목표에 대해 모든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과 목표달성 의지를 고취하기 위한 전사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번 워크숍은 안정은 대표 취임 후 순차적으로 진행된 11번가 혁신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최종 준비 단계였다.
11번가의 전사 워크숍은 C레벨 단위 조직별로 200~450명이 참석해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참석인원이 많은 관계로 서울스퀘어 사옥을 비롯해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동문회관,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등 사옥 주변의 대형 컨벤션홀을 빌려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워크숍의 주된 내용은 앞서 구성원들에게 공유된 조직별 ‘11가지 리더십 원칙’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청취하고, 현장에서 각 조직 리더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가감 없는 소통을 하는 것이었다.
회사는 이번 워크숍의 성과에 대해 “11번가의 모든 구성원이 앞으로의 전략방향에 대해 이해하고 내실 경영과 e커머스 서비스의 탄탄한 기본 경쟁력 그리고 미래 시장에서의 도약을 위한 신성장동력까지 모두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사 합심한 Renew-Red 전략의 성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11번가는 지난 6월 월간 기준 오픈마켓 사업이 순익분기점을 넘어선 것. 꾸준한 수익성 개선 활동의 결과 2월부터 영업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해 6월에는 전년 대비 70억원 이상을 개선시키며 흑자 전환됐다. 오픈마켓 사업 기준, 올 상반기(1~6월)에만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손익이 290억원 이상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오픈마켓 손익분기점 달성을 발표한 7월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 안 대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의 결과로 오픈마켓 사업의 펀더멘털을 강화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상반 마지막 달,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실적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철저하게 계산된 사업 전략으로 2025년 흑자전환"
11번가는 올 상반기 데이터 기반으로 가격 할인 구조를 변경하는 등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신규 광고상품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오픈마켓 사업의 손익분기점 달성을 일궈냈다.
11번가를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6월 11번가의 모바일앱 방문자 수(MAU)는 올해 초인 1월 대비 약 101만명 증가한 월 1천397만 명을 기록했다.
올해 신선식품(2월), 명품(3월), 리퍼(4월) 등 고객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영역의 버티컬 서비스들을 잇따라 내놓고, 고물가 시대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하는 ‘월간 십일절’, ‘슈퍼 히어로 페스타’ 등 대규모 행사를 꾸준히 추진해 온 영향으로 회사는 풀이했다.
11번가는 이번 6월 오픈마켓 사업의 흑자달성을 발판으로 직매입 사업도 ‘건강한 성장’을 이뤄내 2019년 이후 6년 만인 2025년 11번가 전체 사업의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안 대표는 “올 상반기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구축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11번가를 찾는 고객들의 방문을 크게 확대하는 등 외형 성장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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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6월 출시된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을 중심으로 한 11번가의 직매입 사업은 최근 본격적인 마케팅 마케팅을 진행하며 고객 확대 및 서비스 인지도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11번가는 “현재 11번가의 리테일 사업은 성장을 위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시기”라며 “철저하게 계산된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슈팅배송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수익률 관리를 중심에 둔 운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