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완제PC 출하량이 2억 6천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주요 PC 제조사가 재고 부담 등으로 신규 생산량을 줄이고 가정이나 기업 등도 PC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세계 완제PC 출하량은 총 1억 1천850만 대(IDC 기준)로 전년(1억5천100만 대) 대비 21%나 줄었다. 올 하반기 출하량이 전년과 같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 해도 2억 7천만 대에 못 미친다.
취재에 응한 국내외 PC 제조사 관계자들은 "올 하반기 역시 시장 정체 현상이 이어질 것이며 윈도10 지원 종료가 다가오는 내년 이전에는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올 2분기 세계 완제PC 출하량, 5년만에 최저치 갱신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10일 공개한 올 2분기 세계 완제PC 출하량은 총 6천160만 대다. 이는 전년 동기(7천110만 대) 대비 13.4% 감소한 것이며 코로나19 범유행 이전인 2018년 2분기(6천210만 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 하반기 출하량이 작년과 같은 수준(약 1억 1천850만 대)을 그대로 유지해도 한 해 전체 출하량은 2억 6천만 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인텔 등이 예상한 2억 7천만 대도 넘어서지 못한다.
오는 8월 중순에는 한국IDC가 올 2분기 국내 완제PC 출하량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년 동기 출하량은 144만 3천 대였지만 1분기 출하량이 26.1% 감소한 것에 비춰 볼때 100만 대를 조금 넘기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 완제품·부품 재고 문제 여전
완제PC 출하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재고 문제다. IDC 역시 올 초 "PC 완제품·부품 재고가 향후 수 분기동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IDC는 "HP는 그동안 쌓였던 재고를 털어내며 감소폭을 줄였지만 다른 제조사가 여전히 문제"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제조사 핵심 관계자 역시 "델테크놀로지스와 레노버는 HP와 달리 지난 해 하반기부터 쌓인 완제품 재고를 상당 수 안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국내 중견 PC 제조사 관계자도 "완제품을 창고에 쌓아 놓을 경우 물류 비용 등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재고 제품을 최대한 빨리 정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PC용 메모리(D램)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SSD)를 생산하는 업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정 전환이나 감산 등으로 메모리 제품 재고를 줄여도 PC 제조사가 각종 부품 발주를 줄이기 때문이다.
■ PC 수요 이끌 이슈 전무..."내년까지 잠잠"
특히 올 하반기는 PC 교체 수요를 이끌어 낼 운영체제 지원 종료나 게임 등 두드러지는 이슈가 없다. 지난 6월 출시된 디아블로4는 고성능 CPU·그래픽카드를 요구하지 않으며 전세대 제품으로도 초당 60프레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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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로벌 PC 제조사 공급망 담당자는 "코로나19처럼 출퇴근이나 여행, 여가 등 국내·해외 이동에 큰 제약을 줬던 감염병이 지금 당장 다시 찾아 와도 PC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PC 교체 주기가 4-5년 단위로 길어진 데다 원격근무와 온라인 학습 등을 지탱할 수 있는 노트북과 모니터, 웹캠 등이 지난 3년간 충분히 보급됐다. 내일 당장 원격근무를 시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