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문화재청의 숙원이었던 국가유산법이 드디어 제정됐다. 내년 5월부터 문화재가 ‘국가유산’으로 확장된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 이래 '국가유산 기본법'이 신설되며 재화적 성격이 강한 문화재를 역사와 정신까지 아우르는 유산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이와 함께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세부 분류해 국제기준인 유네스코 체계와 부합하도록 하고, 이를 통틀어 국가유산이란 용어를 채택함으로써 문화재 체제를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 문화재 명칭의 체감이 재화‧사물‧과거였다면, 국가유산은 명실공히 계승‧활용‧미래로 확대된 것이다.
국가유산법은 배현진 국회의원이 2022년 9월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문체위와 법사위 심사를 거쳐 지난 4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요원한 숙제였던 국가유산법 제정은 5월 16일 공포됨으로써 우리 유산을 미래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산업화의 교두보로 보존관리와 활용에 변화의 물결이다.
국가유산 기본법에 국가유산 활용‧진흥에 관한 내용이 제4장(복지 증진, 유산 홍보, 산업 육성)에 명시되면서 우리 유산의 활용방법론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시민의 문화적 행복은 물론 콘텐츠, 관광 등 산업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다. 나아가서는 유산을 통한 국부(國富) 창출, 문화경제다.
그 중심에 문화재청의 대표적인 유산 활용 사업 2개가 있다. ‘세계유산축전’과 ‘문화유산 미디어아트’다. 이 문화유산 미디어아트 사업의 관광‧경제 유발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까지는 문화유산을 명칭으로 사용하나, 내년부터는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된다. 헤리티지(Heritage) 미디어아트다.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을 소재로 한 디지털 콘텐츠 공모전을 진행한다. 그동안 문화재청이 축적·개방해온 국가유산 디지털 원천기록 자료(데이터)를 활용해 그래픽 디자인이나 웹툰, 미디어아트, 디지털 재현이나 가상복원,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에서 쓰이는 아바타 등을 공모하는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 경진대회’다. 8월 1일부터 13일까지 공모한다.
제2회인 올해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인터랙티브 디지털 헤리티지 연구소(소장 유정민 교수)가 주관한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디지털 콘텐츠로 만나는 국가유산’ 으로, 국가유산 디지털콘텐츠에 관심 있는 국민은 누구나 개인 또는 팀(최대 3명까지)으로 참여할 수 있다. 공모 부문은 ▲ 디지털 기획·콘텐츠 ▲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2개 분야로, 학생부와 일반부로 나누어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문화재청 누리집 공지사항과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 경진대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디지털 기획·콘텐츠는 디지털 국가유산 활용 아이디어, 3차원 입체 모형화(모델링), 3차원 출력(3D 프린팅) 등을 말하며, 메타버스는 국가유산을 활용한 가상 분신 도안(아바타 디자인), 객체 모형화(오브젝트 모델링) 등이다.
부문별 전문가로 구성한 심사위원회(위원장 박진호 고려대 연구교수)에서 기획력, 창의성, 활용도, 대표성, 충실성 등을 1차(서면평가)와 2차(대면 발표 평가)에 걸쳐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본선 수상작(개인 또는 단체)을 선정하고, 본선 수상작에 대한 전문가 상담과 멘토링을 통해 분야별 최우수상(문화재청장상), 우수상(한국전통문화대학교총장상), 특별상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수상작에는 총 3,000만 원 규모의 상금과 부상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9월 개최될 ‘2023 세계국가유산산업전’ (9.14.~16.,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수상작 특별전시와 함께 진행된다. 수상작들은 추후 유니티코리아 메타버스 플랫폼 특별 전시 공간에 온라인으로 선보이고, 국가유산 원형기록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서도 국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문화재청 기획조정관실 디지털유산팀의 최연규 사무관은 “디지털 콘텐츠로 국가유산을 향유하려는 국민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여 디지털 콘텐츠 개발·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지속해 확대해 나가는 적극행정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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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미디어아트는 프로젝션맵핑, AR(증강현실)·VR(가상현실)‧XR(확장현실), 인터랙티브 아트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선보이는 복합매체예술을 말한다. 무한한 상상력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이다. 문화재와 예술, 디지털이 컬래보레이션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로 본격 확장한다. 이를 통해 유산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확산하고 새롭게 경험하도록 한다. 문화유산산업(Heritage Industry)의 한류 확산 문화경제 마중물로 새로운 K-콘텐츠가 되리라 본다.
글 = 이창근 ICT 칼럼니스트, 헤리티지랩 디렉터‧예술경영학박사(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