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에서 처음 만나는 한국의 인상

한국을 장쾌하게 접하도록 하는 공항 미디어아트

디지털경제입력 :2023/04/24 08:00

디지털로 재탄생한 조선왕실 문화유산이 한국 방문객을 맞이한다.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조성된 ‘전통문화 미디어월’이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의 조선왕실 유물이 미디어아트 향연으로 공항 이용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지난 12일 서편 입국장에 전통문화 미디어월이 조성됐다. 150m 길이의 32K 고화질 LED로 설치된 미디어월에 한국 전통문화를 영상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가 순차적 송출된다. 이미 2021년 3월 T1 면세지역 입국장 도착층(2층)의 동편 엔틀러에 조성된 것과 같다. 이번에, 서편에도 추가로 설치한 것이다.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첫 관문 인천공항에서 조선왕실보자기, 나전칠기, 전통춤, 한글을 150m 길이의 미디어아트로 구현했다. 조선왕실보자기 영상에는 조선왕실 고유의 미감과 예술성을 디지털로 재현해 냈으다. 

인천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조선왕실보자기

또한 나전칠기 영상은 흑과 백의 대비, 영롱한 자개의 빛 반사 등을 담았다. 전통춤 영상에서는 승무, 태평무, 강강술래 등 역동적인 춤사위를 생동감 있게 구현해냈으며, 한글을 주제로 한 영상에서는 한글 자모 자체의 조형성과 심미성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인천공항 입국장은 우리 국민과 해외 입국자 모두 한국을 처음 만나는 공간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우리 문화재와 첨단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예술작품을 설치해 이용객이 국내로 들어오는 첫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해 아름답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혼합현실(MR), 확장현실(XR) 등 우리는 무한한 상상력의 첨단 시대를 살고 있다. 최신의 첨단기술이 ‘아트&테크놀로지’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냈다. 그 신기술 융합콘텐츠는 박물관 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유물을 우리 일상에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나전칠기

동‧서편 입국장에 설치된 미디어아트는 총 4개 작품이 상연된다. ‘조선왕실보자기’(4분 15초)는 왕실 보자기의 선명한 색감과 3D로 재현된 섬유의 질감에 대한 표현 등은 조선 왕실 고유의 미감과 예술성을 대변한다. 

‘디지털 나전칠기’(4분 2초)는 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 이형만 보유자, 칠장 정수화 보유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나전장 손대현 보유자 작품을 직접 고해상도로 촬영, 문양을 하나하나 살아 있는 듯 재현했다. 기존에 온전한 표현이 불가능했던 나전칠기의 완전한 흑과 백의 대비, 영롱한 자개의 빛 반사 등을 최초로 디지털화한 작품이다.

‘전통춤’(4분)은 한국의 전통춤 중 승무, 태평무, 강강술래의 역동적인 춤사위를 실제와 가깝게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디지털 해례’(4분)는 한글이 언문의 기능뿐 아니라 한글의 자모 자체가 가지는 조형성과 심미성을 강조하여 한글이 낯선 외국인들에게도 직관적인 인지가 가능하도록 제작했다.

공항 미디어아트는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업무협약을 체결(2020.1.31.)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동·서편 입국장 내 노후 미디어월을 ‘전통문화 미디어월’로 교체해온 것이다. 

미디어아트전통춤 중 승무 장면

서편에도 전통문화 미디어월이 조성되면서 공항 이용객들은 동·서편 입국장 어디서든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문화를 미디어아트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콘텐츠 제작과 시설물 설치를 주관하는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에 따르면, 현재 송출 중인 4개 콘텐츠 외에도 한복 등을 주제로 한 추가 영상을 올해 연말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이 단순한 일상의 변화와 기술‧산업의 발전을 넘어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혁신의 기본이 되는 새로운 체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또 한 번의 새로운 대변혁이고 과거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20세기 후반 미국의 정보화 혁명에 이은 ‘디지털 혁명’의 시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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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연결·초지능의 사회다. 문화기술(CT)은 콘텐츠와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가 신기술과의 융합으로 표현‧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한국문화를 K-콘텐츠로 확산한다. 공감의 테크놀로지로 문화기술이 중요한 이유다. 인천공항이 그 첨단의 성지로 진화하고 있다. 문화기술을 통한 컬처포트(Culture Airport)로.

글 = 이창근 ICT 칼럼니스트, 헤리티지랩 디렉터‧예술경영학박사(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