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입자 수는 2천100만, 월간 이용자수(MAU)만 따져도 700만명을 넘는다. 1999년부터 운영된 포인트 제휴 적립 서비스 'OK캐쉬백' 이야기다.
역사가 긴 만큼 브랜드 인지도는 남부럽지 않은 수준이 됐다. 그러나 고민도 있다. 서비스와 함께 늙어가는 이용자층이다. 젊은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한 수단을 찾아야 했다. SK플래닛이 '웹3'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OK캐쉬백을 맞춤형 멤버십 NFT로 개편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보통 이용자가 수백만, 수천만에 이른다는 건 엄청난 강점이 된다. 그런데 미개척지인 웹3에선 이런 점이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 정도 규모의 이용자를 문제 없이 감당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SK플래닛에서 서비스 설계와 개발, 운영을 수행하는 플랫폼센터를 총괄하는 김태양 센터장은 이런 점을 고려해 OK캐쉬백의 웹3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했다. OK캐쉬백이라는 서비스 특성상, 장기적 관점에서 수많은 이용자가 몰려도 문제가 없을 블록체인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Q. OK캐쉬백을 웹3 서비스로 구현하게 된 배경은?
“주요 서비스인 OK캐쉬백이 오래 됐고, 혁신이 필요하다는 회사 판단이 있었다. 주 이용자들을 보다 젊은층으로 확대하고 싶던 차에 블록체인, 웹3를 주목하게 됐다. OK캐쉬백은 이용자가 꽤 많은 서비스인데 웹3 서비스는 대부분 이용하기 어려워 대중화된 상태가 아니다. 젊은층을 끌어오면서도 대중적인 웹3 서비스를 해볼 기회로 봤다.
먼저 디지털자산 지갑 ‘업튼 스테이션’을 만들고, 첫 프로젝트로 다이나믹 멤버십 NFT인 ‘로드투리치’를 출시했다. 출시한 뒤에 OK캐쉬백 이용자들이 업튼 지갑을 만들고 NFT를 생성하면서 대규모 트래픽도 발생했다. 웹3 서비스 대중화 가능성을 실험해본 것이기도 하다."
Q. 아직까진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라는 생각에 다다르기까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엔 저도 블록체인이 꼭 필요할까 싶었다. DB를 쓰는 게 낫지, 속도도 느린데 합의 알고리즘으로 증명해야 할까? 이 기술을 꼭 필요로 할 산업군이 있을까? 라는 고민들을 했다. 결국 이 기술의 궁극적인 매력은 권리를 사용자에게 돌려준다는 데 있는 것 같다. 블록체인은 플랫폼의 중앙 제어가 불가능한 기술이다. 플랫폼이나 이용자나 평등한 입장인 거다. 플랫폼은 달갑지 않을지라도 스마트컨트랙트가 한 번 시행되면 결과를 되돌릴 수 없다. 블록체인 서비스가 대중적으로 이용되게 되면 이런 특징이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Q.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뭔가.
“OK캐쉬백 이용자층 대부분 연령층이 다소 높은 편이다. 웹3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좀 있었다. 이용자 동선을 짤 때 그런 허들을 없애고자 노력했다. 서비스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지만, 로그인 할 때 뒷단에서 거치는 절차는 상당히 복잡하다. 이용자가 피로함을 느껴 이탈하지 않도록 UX 측면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현재까지 별다른 이용자 불만은 접수되지 않았다. 시스템 장애도 없었다. 기존 이용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에 비교적 순탄하게 적응했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과 첫 프로젝트가 동시에 개시되면서 시스템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트래픽이나 트랜잭션이 원활하게 처리될지에 대한 문제다. 웹2 기준으로도 적지 않은 트래픽이 발생했고, 트랜잭션도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선 상당량이 발생했는데 문제가 없었다. 서비스 첫 단추는 잘 꿰어졌다고 보고 있다.”
Q. 레이어 1 블록체인으로 아발란체를 택한 이유가 있나.
“레이어 1 블록체인 측과 많이 만났다. 웹3는 탈중앙화, 확장성, 커스터마이징이 중요한 요소인데, 아발란체가 그 요소를 가장 잘 충족하는 블록체인이라고 봤다. 아발란체는 TPS가 높아 확장성이 좋고, 이더리움이 호환되고, 커스터마이징 되는 애플리케이션 체인인 ‘서브넷’을 내세우고 있다. 업튼 니즈와 부합하는 블록체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업튼 체인은 블록체인 권한, 검증 노드, 메타트랜잭션 등 독립된 정책을 통해 적용 중이다. 아발란체 기술 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Q. 업튼과 로드투리치를 출시하고 한 달여가 지났다. 성과는?
“블록체인 서비스는 보통 지갑 주소로 이용자를 등록하는데, 이들이 누구인진 알 수 없다. 업튼은 지갑 주소 10만개가 생성됐는데, 이들은 고객확인(KYC)이 된 웹2 이용자들이다. 트랜잭션도 일주일만에 20만건을 기록했다.
하반기에 로드투리치 에피소드2가 나오면 이용자들이 NFT 생성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OK캐쉬백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본격화될거다. NFT는 원래 구매하고, 자랑하면 끝나는 아이템이었다. 이와 달리 로드투리치 NFT에 각자 원하는 할인 서비스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멤버십 NFT로 거듭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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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매니지드사업자(MSP) 사업 계획도 밝혔다.
“웹2 서비스들이 웹3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두보로 업튼을 고도화하려 한다. 웹2 서비스에 웹3를 도입하려면 기획, 개발, 운영 등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이들이 서비스를 빠르게 온보딩하도록 서비스형블록체인(BaaS)로 업튼을 제공할 계획이다. 로드투리치 개시 과정에서 상당량의 트래픽을 문제 없이 소화하는 등, 기술적인 경험치도 쌓았다. OK캐쉬백 멤버십 서비스를 비롯해 NFT 형태의 티켓이나 디지털 상품권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업튼 블록체인을 활용하도록 웹2 회사를 지원하려 한다. ‘업튼 익스플로러’, ‘업튼 API 센터’, ‘업튼 애드민’, ‘업튼 애널리틱스’ 등 유틸리티 패키지 또한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