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동안 중단됐던 새벽방송을 재개하는 롯데홈쇼핑이 신발끈을 동여맨다.
새벽 방송 재개 후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마케팅을 강화해 홈쇼핑 본연 사업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또 IP나 콘텐츠 투자로 신사업을 확대해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8월부터 그동안 중단됐던 새벽방송을 다시 시작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롯데홈쇼핑이 2015년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회사가 임직원 범죄 행위를 누락해 보고했다는 이유로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새벽시간대 방송을 금지했다.
새벽방송 중단과 엔데믹 여파 등으로 롯데홈쇼핑의 지난 1분기 실적은 저조하다. 1분기 매출은 2천310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87.6% 감소했다. 새벽방송 중단이 고스란히 반영된 2분기는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라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회사는 새벽방송이 재개되는 8월 기점으로 실적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먼저 신상품 개발 전담조직을 운영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국내외 식품, 리빙, 잡화 등 우수 브랜드를 소싱하고, 상품 판매 채널 확대를 담당하는 ‘상품R&D실’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시장 조사와 트렌드 분석을 통해 신상품을 개발하며,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자체 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 패션상품개발부문을 운영하며 패션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이번 봄/여름 시즌 가장 심혈을 기울인 뉴욕 디자이너 브랜드 ‘데렉 램 10 크로스비’를 단독 출시해 현재까지 누적 주문 수량 13만건, 주문 금액 110억원을 기록했다.
IP 사업을 확대하고 콘텐츠도 강화한다. 롯데홈쇼핑은 미디어커머스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벨리곰, 루시 등 자체 IP 사업을 확대하고 유명 연예인들을 내세운 내내스튜디오·이대휘파람·석화찜 등 자체 콘텐츠 제작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은 지난 2018년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캐릭터다. 입사 2년 차 사원의 아이디어로 시작해 ‘일상 속에 웃음을 주는 곰’을 콘셉트로 캐릭터 초안을 만들었다. 현재 SNS 팔로워 160만 명에 달하는 인기 캐릭터로 성장했다.
특히, 유튜브 채널의 해외 시청자 비중은 40%를 차지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 뉴욕 등 K-콘텐츠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공공전시, 깜짝 카메라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라이선싱 엑스포 2023’ 행사에 국내 대표 캐릭터로 참여해 티셔츠·수영복 등 패션 아이템으로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롯데홈쇼핑의 또 다른 주력 IP 사업 분야인 가상인간 ‘루시’는 2021년 2월 패션 인플루언서로 활동을 시작해 자동차 마케터·홍보모델·엔터테이너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SNS 팔로워 19만 명을 보유한 셀럽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고객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커머스 진행자로 데뷔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가방, 액세서리 등을 완판시키며 패션 전문 쇼호스트로 활약 중이다. 지난 6월에는 가상인간 최초로 미술 작품을 판매하며 큐레이터로 활동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2월에는 유튜브 예능 채널 ‘내내스튜디오’를 선보였다.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하고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젊은 소비자 유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내내스튜디오를 통해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푸드, 음악 예능을 선보인 결과 현재까지 조회수 700만 뷰를 돌파했다. 특히, MZ세대 시청 비중이 70%로 높게 나타났다.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를 메인 MC로 하는 콘텐츠인 ‘이대휘파람’, ‘석화찜’ 등의 콘텐츠가 각 누적 조회수 100만뷰를 넘기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5월 위기극복을 위한 핵심가치 ‘씨드(SEED)’를 발표하기도 했다. 불필요한 업무를 과감하게 제거해 업무를 간소화하고, 핵심에 집중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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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는 “낡은 관습을 버리고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때”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기본기 강화’와 ‘핵심 집중’을 주문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8월부터 가을 신상품이 출시되기 때문에 패션 분야에서의 실적이 기대된다"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자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콘텐츠에서 소개된 상품을 TV·모바일·온라인 등 롯데홈쇼핑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하며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