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콘텐츠 수출, 가전·섬유 넘어서…지원 체계 개편해야"

무협,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 개최

디지털경제입력 :2023/07/06 09:54    수정: 2023/07/06 10:10

콘텐츠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의 지원 체계도 개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5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제4차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콘텐츠 수출업계의 현장 애로 파악을 위해 마련되었으며, 한국무역협회 김병유 회원서비스본부장,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 나성화 부단장, 한국문화콘텐츠라이센싱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등 협단체와 오로라월드㈜, ㈜해긴, 케이타운포유, 티빙 등 게임·음악·방송·캐릭터 분야 콘텐츠 기업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제4차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무협)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회원서비스본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콘텐츠 수출 규모는 약 133억달러로,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 가전(80억달러), 섬유 제품(123억달러) 수출액을 상회했다”면서 “광고 부문을 제외한 게임·음악 등 콘텐츠 산업의 전 분야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콘텐츠 수출액 증가가 화장품·가공식품 등 소비재 수출 확대를 이끌어 낸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콘텐츠 산업은 우리의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콘텐츠 수출의 70%는 아시아 지역에 편중되어 있고, 전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이 게임에서 발생하는 등 지역 및 분야별 편중에 따른 한계도 존재한다”면서 “콘텐츠 업계의 해외 시장 진출 다변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 "국내 음반 제작·배포 절차 간소화 해야"

이어진 간담회에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김현규 수석부회장은 “최근 국내 게임 업체들이 태국 진출을 희망하고 있으나, 태국의 외국인 사업 허가(FBL) 취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게임 업체의 수출 확대 및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법령, 절차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문화콘텐츠라이센싱협회 조태봉 회장은 “콘텐츠 산업 분야의 전체 매출 중 캐릭터 산업의 매출 규모는 전체에서 5~6위 수준”이라면서 “하지만 캐릭터 산업에 대한 지원 예산이 적은 편이고, 캐릭터 산업에 대한 개별 진흥법이 없어 기업 성장에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라이선싱 수출 위주인 캐릭터 산업의 경우 한번 수출하면 끝이 아니라 캐릭터의 인기에 따라 장기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캐릭터 산업의 장기 성장과 신 시장 개척을 위한 로열티 비즈니스 모델 강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 기도형 팀장은 “한국 음악에 대한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해외 공연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이중과세 방지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티스트 출연료에 대해 과도한 세금을 청구하고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음반을 제작·배포하기 위해서는 유통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세 가지 코드를 각각 발급받아야 해 산업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코드 연계 발급·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한 절차 간소화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 “해외 OTT 하청 기지화…국내 플랫폼사 연계 K-콘텐츠 지원 필요”

한 방송영상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제작 단가 상승으로 인해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금력이 풍부한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로부터 제작 지원을 받는 경우 지식 재산권(IP)을 가져가는 등 하청 기지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정부 차원에서 국내 플랫폼사와 연계한 영상 콘텐츠 제작 지원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티빙 박진우 부장은 “예능 프로그램의 수출 시 방송 콘텐츠에 사용된 해외 음원의 경우 현지 저작권 문제로 음원 삭제 등 추가 편집을 해야 한다”면서 “음원·자막 등에 대한 수출용 콘텐츠 제작 가이드라인 마련 등 수출용 콘텐츠 생산을 위한 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상품 수출과 관련한 해외 시장 정보는 많지만, 서비스 수출과 관련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업데이트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 편”이라면서 “콘텐츠 산업의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정보의 적시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중소 게임개발사 사업다각화 한계 

해긴 이창윤 실장은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중국 게임 회사들이 국내 시장에 대거 진출하는 반면 국내 중소기업은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라며 “중소 개발사들은 PC·콘솔·VR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 주요 사업 분야인 모바일 게임에만 집중해 치킨 게임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게임 산업 투자 및 협업 지원을 요청했다.

또 “국내 서버 개발자의 인건비가 너무 높아 인력난을 겪고 있다”면서 “산학 협력 지원이나 산업 기능 요원 혜택 등 인력 문제 해소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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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톱수출수주지원단 나성화 부단장은“오늘 간담회를 통해 콘텐츠를 비롯한 서비스 산업 수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유관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오늘 제기된 애로와 건의에 대해 신속히 검토하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빨리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회의에서 제기된 애로에 대한 구체적 정책 대안을 마련해 관계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 차기 회의는 바이오산업을 주제로 12일에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