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를 종이접기 하듯 접었다 펴서 원하는 모양의 구조체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초정밀 센서나 나노로봇 개발에 유용하게 쓰이리란 기대다.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김도년 교수 연구팀은 종이접기 원리에 착안, 하나의 구조체를 다양한 모양으로 접거나 펼 수 있는 DNA 나노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5일(현지시간) '네이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최근 구조체 설계의 새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종이접기 방식을 나노 단위에서 적용할 수 있음을 처음 보여준 성과다. 종이접기 방식은 목적과 환경에 맞게 다양한 모양과 구조를 쉽게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변형이나 재구성 가능한 구조체를 만드는데 널리 쓰인다. 하지만 나노 단위에서는 적절한 설계 원리나 구현 방법을 찾지 못해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DNA 나노 구조체를 종이접기 방식으로 조작, 다양한 모양으로 변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DNA 나노 기술은 특정 염기끼리만 결합한다는 DNA의 특징을 활용해 원하는 모양의 구조체를 정밀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 연구에선 DNA 나노 구조체에 경첩이나 관절과 비슷한 기계적 요소를 도입해 움직이거나 변형 가능한 구조체를 만들어 왔으나, 하나의 구조체를 다양한 모양으로 변하게 하지는 못 했다.
DNA를 배열해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2차원 격자 형태의 구조를 만들어 'DNA 와이어프레임 종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종이의 원하는 부분에서 접힘과 펼침을 선택적으로 조절해 수직이나 대각선 등 다양한 모양으로 접을 수 있음을 보였다. 접히는 부분의 기계적 강성을 최적화해 구조가 안정적이면서 접고 펴는 동작의 성공률을 높였다.
DNA 와이어프레임 종이는 자극의 종류에 따라 접히는 모양을 다르게 할 수 있다. DNA나 RNA 같은 분자의 결합을 이용할 수도 있고, 산염기(pH)나 빛 같은 환경 자극을 줄 수도 있다.
연구팀은 질병과 관련된 RNA의 종류에 따라 DNA 와이어프레임 종이가 다른 모양으로 접히도록 설계, 다양한 RNA를 하나의 구조체로 검출할 수 있는 센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 분자 진단을 위한 나노센서나 약물 전달을 위한 나노 로봇 개발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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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년 교수는 "이 연구는 종이접기 기술을 나노 크기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며 "추후 3차원 구조체 설계로 기술이 확장된다면, 다양한 자극에 반응해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성 나노구조체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 제목은 'Harnessing a paper-folding mechanism for reconfigurable DNA origami'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