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이후 국내 대기업 중국 법인 매출 13.1% ↓

현대차, 6년 새 15.2조원 급감…46곳 매각 또는 청산

디지털경제입력 :2023/07/05 10:38    수정: 2023/07/05 10:58

중국의 한한령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 압박이 본격화한 지난 2016년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법인 매출이 약 13%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에서 매각하거나 청산한 생산법인 수도46곳에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을 대상으로 6년간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111조424억원으로, 2016년(127조7천292억원) 대비 13.1% 감소했다. 특히 최근 중국 매출이 증가한 배터리, 반도체 분야를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은 2016년 117조2천300억원에서 지난해 73조4천485억원으로 37.3%나 감소했다.

CEO스코어는 한한령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대 중국 사업이 후퇴를 거듭한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6년 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현대차였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매출액은 2016년 20조1천287억원에서 지난해 4조9천3억원으로, 무려 15조2천284억원 급감했다. 국내 기업 중 10조원 이상 매출이 감소한 업체는 현대차 중국법인이 유일하다.

또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9조7천996억원에서 1조8천835억원으로 80.8% 급락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5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의추락은 국내 부품 업체들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1조7천51억원으로 2016년 8조8천746억원과 비교해 80.8% 줄었다. 또한 현대트랜시스 중국법인 매출 감소율은 55.1%나 됐고, 현대위아(-62.7%), 성우하이텍(-71.4%), 현대케피코(-74.3%) 등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도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부문 위축으로 2016년 17조1천236억원이었던 중국생산법인 매출이 지난해 43.5% 감소한 9조6천79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법인 매출도 2016년 10조7천831억원에서 지난해 5조4천35억원으로 49.9%(5조3796억원) 급감했다.

■ LG엔솔·삼성SDI·SK온 ‘역대급 매출 증가’…반도체도 선전

과거 중국에서 강세를보였던 국내 자동차,전자 대표 기업들이 중국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반면에 배터리,반도체 등은 중국 내 시장 확산으로 성장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중국에서 역대급의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액은 12조8천458억원으로, 지난 2016년 2조4천167억원 대비 무려 431.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 중국법인 매출도 9298억원에서 5조4천250억원으로 6년새 483.5%나 확대됐다. 지난 2019년 중국에 신규 법인을 설립한 SK온은 지난해 2조9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반도체의 매출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법인 중 하나인 ‘Samsung (China) Semiconductor’의 매출액은 2016년 4조1천521억원에서 지난해 9조6천798억원으로, 133.1%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도 2016년 3조6억원에서 지난해 7조5천454억원으로, 4조5천448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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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LG화학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179.4% 올랐고, LG디스플레이(38.7%), 효성티앤씨(182.3%), HD현대인프라코어(138.1%), 삼성전기(21.0%) 등의 중국법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한편 한한령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지난 6년 간 매각되거나 청산된 중국법인이 46곳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각된 중국 생산법인은 30개사, 청산된 법인은 16개사에 달했다. 매각된 중국법인의 매출액은 2016년 기준 6조5945억원, 청산 법인은 13조1천981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