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의료분쟁 관련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25만명의 외국인환자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지만 전담 상담 인력은 외부 용역업체 직원 6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환자의 수가 늘고 있다. 작년 국내를 찾은 외국인환자(실환자)의 수는 24만8천110명으로, 2021년의 14만6천명보다 70.1% 증가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49만7천명 대비 50% 수준으로 회복됐다. 실환자란, 외국인환자의 의료기관 방문 실인원을 의미하며 중복내원 횟수를 제외한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30일 이른바 ‘아시아 의료관광 중심국가로 도약’을 목표로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오는 2025년까지 외국인환자 70만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메디컬코리아 지원센터’ 2곳을 통해 의료분쟁 지원 상담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코리아 지원센터는 복지부 산하 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후 보산진)이 운영하고 있다. 보산진은 인천국제공항과 서울관광플라자에 2개소의 지원센터를 각각 서울관광공사와 서울관광재단과 함께 운영 중이다.
두 센터 인력은 총 12명이다. 인천공항 메디컬코리아 지원센터에는 보산진 3명(간호사 1명 포함)과 서울관광공사 측 3명 등 6명이 소속돼 주로 대면 상담 업무를 맡는다. 서울에 위치한 센터에서도 보산진 3명과 서울관광재단 3명이 ‘메디컬콜’ 등 유선 상담 근무를 하고 있다.
보산진은 민간 위탁운영사와 계약을 맺고 6명의 인력에 대한 인건비와 경상운영비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센터를 운영 중이다. 외부용역 업체에 외국인환자의 의료분쟁 상담을 맡기는 주된 이유는 그들의 외국어 구사능력 때문이다.
보산진 관계자는 “매년 11월 내년도 운영자를 사전에 선정하는데, 각기 다른 언어 구사실력을 갖고 있고, 인천공항에 소속되는 간호사도 영어를 유창히 구사하는 인력”이라며 “이들이 의료 영역 상담을 맡는다”고 밝혔다.
서울 센터 관계자는 “의료 관련한 단순 문의부터 의료사고 신고와 병원 불만 사항 등 문의내용에 따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이나 변호사 자문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디컬코리아 지원센터에서 의료분쟁 상담 건수도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산진 관계자는 “인천공항 지원센터의 경우, 입국장에 있어서 대면 접점이 많고 대면상담 건수가 많지만 의료분쟁 상담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센터 측 관계자도 “작년 의료 민원은 10여건 가량이었고, 의료분쟁이 아닌 단순 성형수술 후 불만 등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의료중재원 관계자는 “외국인환자가 의료사고 피해를 호소하며 의료중재원에 연락을 해오면 법무부 다자통역으로 상담을 거쳐 신분증빙 및 중재 신청서 양식 등을 받아 중재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면서 “메디컬코리아 지원센터를 통한 의료중재원 접촉은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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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의료중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의료중재원에 의료분쟁 관련 상담을 받은 외국인 환자 수는 ▲2018년 138명 ▲2019년 146명 ▲2020년 113명 ▲2021년 127명 ▲2022년 113명 등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의료사고로 4명의 외국인환자 사망 사례가 있었다. 관련해 작년 외국인 환자 조정・중재 처리 건수는 총 32건이었다.
한편, 보산진 관계자는 “복지부 전략처럼 70만명까지 외국인환자가 늘어나 상담 영역과 건수가 늘어나면 증원을 고민할 시점이 올 것”이라면서도 “현재는 이 인원(6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