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총수 33명 주식재산 1.4조원↑…구광모, 2조 클럽 가입

DB 김준기, 6개월 새 주식재산 40%↑…다우키움 김익래, 60% 넘게 하락

디지털경제입력 :2023/07/04 10:00    수정: 2023/07/04 10:29

국내 33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는 올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상반기에 1조4천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절반 이상은 최근 6개월 새 주식재산이 늘었다. 

특히 DB 김준기 창업 회장은 주식재산이 40% 넘게 증가한 반면 다우키움 김익래 전(前) 회장은 60% 이상 감소해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주식재산이 13조원에 근접하며 1위를 지켰고, 셀트리온 서정진 공동의장은 8조원 이상으로 2위 자리를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해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천억원이 넘는 그룹 총수는 33명이다. 

주식재산 상하위 5곳 (자료=한국CXO연구소)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보유한 주식 현황도 포함했다.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우선주도 이번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주식평가액은 올 초(1월 2일)와 6월 말(6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3개 그룹 총수의 1월 초 주식평가액은 46조4천475억원이었는데, 지난 6월 말에는 47조8천996억원으로 평가됐다.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는 1조4천521억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3.1% 수준이다. 

올 상반기에 33개 그룹 총수 중 19명은 주식평가액이 상승했고, 14명은 주식재산이 쪼그라들었다.

■ 주식재산 20% 상승 총수 7명…OCI 이우현·DB 김준기, 40% 넘게 껑충

올 상반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이우현 OCI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우현 회장은 올 1분기 조사때는 OCI 한 개 종목에서만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이후 인적분할을 통해 OCI홀딩스와 OCI 두 종목의 주식을 현재 보유 중이다. 올 1월 초 기준 이우현 회장의 지분가치는 939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6월 말에는 1천392억원 이상으로 최근 6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48.3%나 뛴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주식가치도 최근 6개월 새 40.4%나 뛴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기 창업 회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DB, DB하이텍, DB손해보험, DB금융투자 등 4곳에서 지분을 보유 중이다. 올해 1월 초 김 창업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천532억원 이상됐는데, 지난 6월 말에는 4천961억원 넘게 주식가치가 높아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상반기에만 29.5%나 상승했다. 정의선 회장의 올초 주식가치는 2조8천221억원 수준에서 6월 말에는 3조6천533억원 이상으로 주식평가액이 높아졌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현대차와 기아 등 8개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갖고 있다. 

이중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20.9%(16만 3500원→19만 7700원) 오르고, 현대차도 같은 기간 31.5%(15만 7000원→20만 6500원)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기아(43.9%)와 현대오토에버(46.2%) 주식가치도 40% 넘게 오른 것도 정의선 회장의 주식가치를 올리는데 뒷심을 발휘했다. 

33개 그룹 중 올 1분기에 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컸던 총수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용 회장은 올초 11조5천969억원에서 6월 말 12조9천984억 원으로 주식재산이 최근 6개월 새 1조4천14억원 이상 가장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최태원 SK 회장, 주식재산 뚝

33개 그룹 총수 중 14명은 올초 대비 6월 말 기준 상반기에 주식가치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식재산 감소율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익래 전 회장은 올 상반기에만 3천543억원에서 1천365억원으로 6개월 만에 주식재산이 61.5%나 내려앉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상반기 주식평가액이 2조4천362억원에서 1조8천109억원으로 25.7%나 하락했다. 여기에는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주식가치가 최근 6개월 새 20% 이상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서경배 회장이 감소한 주식평가액만 6천253억원 이상으로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감소액이 가장 컸다.

CJ 이재현 회장의 주식가치도 올 상반기에만 20.3%나 주저앉았다. 이재현 회장의 주식가치는 올 초만 해도 1조1천102억원이었는데 6월 말에는 8천845억원으로 6개월 새 2천200억원 이상 줄었다. 이재현 회장은 CJ를 비롯해 CJ제일제당, CJ ENM, CJ프레시웨이 등의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보유 중인데, 앞서 주식종목의 주식가치가 올 상반기에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을 받았다.

롯데 신동빈 회장(19.7%↓)과 SK 최태원 회장(19.6%↓)도 올 상반기 주식재산이 19%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동빈 회장의 주식가치는 올초 7천119억원에서 6월 말 5천716억원으로 6개월 새 1천400억원 넘는 주식재산이 사라졌다. 최태원 회장도 같은 기간 2조4천22억원에서 1조9천314억원으로 4천700억원 이상되는 주식가치가 6개월 새 감소했다.

주식재산 1조 클럽 (자료=한국CXO연구소)

 구광모 LG 회장, 주식재산 1조 클럽 가입…총 10명

2023년 6월 말 기준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0명이 입성했다. 올초 11명 대비 1명 줄어든 숫자다.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2조9천984억원)이 차지했다. 톱 3에는 각각 2위 셀트리온 서정진 공동의장(8조7천788억원), 3위 카카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5조2천226억원) 순으로 주식재산이 높았다. 이중 서정진 의장의 주식재산은 7조원대에서 8조원대로 주식평가액이 달라졌다.

4~6위권에는 각각 ▲4위 현대차 정의선 회장(3조6천533억원)  ▲5위 LG 구광모 회장(2조2천85억원) ▲6위 SK 최태원 회장(1조9천31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LG 구광모 회장은 올 초만 해도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순위로 7번째였는데 6개월 만에 톱 5에 진입했다. 구 회장의 주식재산도 올초 1조9천224억원 수준이었는데, 6개월 새 14.9%로 상승하며 2조원대 주식평가액을 보유한 총수 반열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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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7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1조8천109억원) ▲8위 HD현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2천585억원) ▲9위 네이버 이해진 GIO(1조1천205억원) ▲10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1조178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초와 지난 3월말까지 주식재산이 1조 원이 넘었던 CJ 이재현 회장은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서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연구소장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 중 절반 정도는 상반기에 오름세를 보인 반면 절반 정도는 주가가 내려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며 “특히 올 초 대비 1분기에 주식시장이 다소 훈풍이 불었지만, 2분기에는 다소 상승세가 소폭 꺾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