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시집을 6권이나 낸 시인이다. 10여년전 'SNS 10계명'을 담은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이기도 하다. 책을 총 13권 저술했다. 연출가이자 감독으로 세종대왕을 주제로 한 문화패션쇼를 2014년 기획하기도 했다. 육사를 졸업하고 평화유지군으로 소말리아에도 다녀왔다. 예전 우리 선조들은 엘리트 기준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내세웠다. 문(文)과 무(武)를 겸비한 융합형 인물인 그는 '함께하는 미래'라는 말을 좋아한다.
2021년 9월 재단 이사장에 부임해 강력한 추진력과 탁월한 기획력으로 재단을 180도 바꿔놓았다. 그 결과, 재단은 서울시 공공기관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해외에서도 여러 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스페인에서 받은 최우수 스마트시티 상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5일에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 상을 받았다.
최근 재단이 위치한 상암동에서 강 이사장을 만나 과기정통부 장관 상 수상 배경 등을 들어봤다. 재단 사무실에는 '1톤 말보다 1그램 행동이 낫다(1g of action is better than 1ton of words)' '디지털 전환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다(Digital Transformation is not technology but about attitude itself)' 같은 슬로건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강 이사장은 "95세 어르신을 포함해 연간 10만명을 온오프라인으로 디지털 교육을 했다. 이런 서울시민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인정 받아 장관상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서울 시민 누구나 소외 없이 디지털사회를 누릴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조하는 '약자와의 동행'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데 우리 재단이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정책에 큰 관심을 표하며 오 시장을 '챔피언 시장'으로 선정했다"고 들려줬다. 아래는 디지털盲 퇴치에 앞장서고 있는 강 이사장과 일문일답.
-경력이 무척 다채롭다
"하하 그런가. 정읍에서 출생해 전주해성고와 육사를 41기로 졸업했다. 부산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경남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군 대위 시절에 소말리아 평화유지군(PKO)으로 활동했다. 당시 신혼에 외아들이였다. 육사에서 배운 '내 생명 조국을 위해'를 몸소 실천했을 뿐이다. 육사 교정에는 멀리서도 잘 보이는 큰 글씨로 '내 생명 조국을 위해'라고 쓰인 호국비가 있다. 2004년에는 '포스트 모던'에 시인으로, 또 2006년에는 '좋은 문학'에 수필가로 등단했다.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과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전쟁 문학상' 수필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책을 13권 냈다. 육사에서 포토에세이를 쓰며 신문 만드는 일을 했는데 이게 큰 도움이 됐다. 지금도 글 쓰는데 두려움이 없다(웃음). 국회의원 입법보좌관과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도 일했고
19대 총선에 출마도 동국대 겸임교수와 대한미식축구협회장도 맡았었다."
-수상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 6월 15일 열린 '제 36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에서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았다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와 디지털 역기능 대응같은 '디지털 포용사회' 구현에 기여한 단체에게 주는 장관 상을 받았다. 그동안 우리 재단은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개발 ▲디지털 소외 계층 맞춤형 역량강화 사업(어디나지원단) ▲로봇활용 디지털 격차해소 교육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 등의 사업을 해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은 거다. 서울시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약자와 동행을 구현하는 여러 사업을 시행하다보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
-수상 이유가 크게 다섯 가지다. 이중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는 어떤 내용인가
"2021년 우리 재단이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 50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이용(기기 이용, 서비스 이용) ▲디지털 정보 이해(비판적 정보 이해, 미디어 이해) ▲디지털 안전(윤리, 보안) ▲디지털 태도(효능감, 조절) 등 4개 영역과 8개 하위영역을 조사했다. 이런 조사는 지자체 중 서울시가 처음이였다. 조사 결과는 서울시의 디지털 포용 정책 수립과 시가 추진하는 수요자 맞춤형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및 지역별 교육자원 배분에 활용했다."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개발은 무엇인가
"말 그대로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을 개발하는 거다. 총 4가지 버전이 있다. 2021년 3월에 모바일웹 및 앱과 영상콘텐츠 버전을 공개했다. 이어 2022년 1월에는 키오스크 버전도 선보였다. 4가지 표준안 모두 어르신의 신체적·인지적·심리적 특성을 고려해 각각의 영상, 모바일 웹과 앱, 키오스크 등을 제작할때 필요한 지침(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거다. 예컨대 글자 크기는 가로세로 최소 10mm이상 이어야 하고, 화면 상하좌우에 추가 콘텐츠가 있는 경우엔 화면 내 일부가 보여야 하며, 광고와 같은 추가 팝업창은 배제해야한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로봇활용 디지털 격차해소 교육은 어떤 내용인가
"로봇교육은 2020년 시작했다. 대면 교육이 불편한 시민에게 휴머노이드 로봇 '리쿠(LiKU)'가 스마트폰 활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다. 무한 반복이 가능하고 친근한 외모로 어르신이 즐겁게 교육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작년까지 총 13만2963명 시민을 교육했다. 올해는 7만명 교육이 목표다."
-데이터 교육은 무엇인가?
"2019년에 시작했다. 시민 대상으로 데이터 활용 기초부터 심화과정까지 알려주는 교육과 공공기관 종사자를 대상의 맞춤형 행정교육 등 두 가지로 나눠 시행한다. 현재까지 서울시민 1만2720명에게 교육했다. 행정교육을 수강한 기관은 23곳이다. 서울특별시 120다산콜재단, 국회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제일 주목 받은 사업이 어르신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 사업인 '어디나지원단'이다. 어떤 내용이며 성과는 어떤가
"어디나지원단은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단'의 약자다. 강사와 수강생이 모두 어르신인 '노노(老老) 케어' 사업이다. 친구에게 배우는게 가장 교육 효과가 높지 않나. 서울에 구(區)가 25개 있다. 이들 모든 구에서 교육이 이뤄진다. 장소는 도서관, 복지관, 경로당 등 120곳 쯤 된다. 이들 장소를 '스마트 클리닉 센터'라 부른다. '아임히어워크'라는 앱을 만들어 강사와 수강생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4년전 시작한 사업이다."
-지난 4년간 최고령 수강생과 최고령 강사가 궁금하다
"현재까지 최고령 수강생은 만95세 여성 어르신이다. 최고령 강사는 만74세로 역시 여성 어르신이다. 두분 모두 올해 활동하고 있다."
-어디나지원단 강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반드시 IT경력이 있어야 한다. 민간이든 국가자격증이든 IT관련 인증을 가진 사람이 기본 조건이다. 서류와 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매년 새로 뽑다. 경쟁률이 보통 2, 3대 1이다. 작년에 120명, 올해는 150명을 선발했다. 올 3월 뽑아 4월부터 활동하고 있다. 강사 평균 나이가 65세다."
-'어디나지원단' 유튜브도 있다던데
"'어디나 5분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유튜브가 개설돼 있다. 유튜브 외에 반응형 이러닝 실습 콘텐츠인 '에듀테크캠퍼스'도 있다. 가르치는 내용은 두 교육 모두 같다. 스마트폰 설정과 카카오톡, 배달앱, 기차앱 같은 앱 활용법과 키오스크 같은 디지털 활용법을 알려준다. 교육 내용은 동일하지만 콘텐츠 유형만 다르다. 즉, '어디나 5분 클래스'는 유튜브에 공개하는 5분 핵심요약 교육 영상이고, 반응형 이러닝 실습 콘텐츠는 온라인 교육 사이트에서 실습을 해볼 수 있다."
-'어디나 5분 클래스' 유튜브 영상은 몇개나 있나
"총 92개를 만들어 업로드했다. 올 5월 공개한 주제는 ▲디지털교통 ▲디지털기기 ▲디지털소통 ▲키오스크 ▲디지털소비 ▲디지털행정 ▲디지털금융 ▲챗GPT 총 7개 주제였다."
-재단이 개발한 '에듀테크 캠퍼스'는 어떤 건가
"에듀테크캠퍼스는 ‘어르신 교육’과 ‘데이터 교육’ 등 두 가지 교육을 수강할 수 있는 서울디지털재단이 개발한 온라인 무료 교육 사이트다. 특히, 어르신이 직접 디지털 역량 진단을 받을 수 있고, 맞춤형 교육까지 추천하는 기능이 있다. 서울교통공사 2천명도 이 교육을 받았다."
-어르신 외에 장애인 디지털 격차 해소도 하고 있나?
"올해 장애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먼저 할 계획이다. 서울시민 디지털 교육할때도 실태조사를 먼저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증강현실 서비스도 준비중이라고 들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증강현실 서비스를 위해 '비주얼 포지셔닝 시스템(VPS)'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증강현실 서비스 참여기업 1개사를 모집했다. 이 회사와 함께 ▲VPS 활용 시스템 개발 ▲AR 시범콘텐츠 제작 개발 ▲콘텐츠 통합 앱 구축 등 3가지 과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챗GPT가 화제일때 재단이 민첩하게 지난 4월 '챗GPT 활용 보고서'를 내놓았다. IT용어로 이런 민첩성을 '애자일'이나 '애질러티'라고 부른다. 재단이 매우 애자일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챗GPT와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이 나오면 우리 재단이 민첩히 대응해 서울 시민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챗GPT도 우리가 빨리 대응했다. 시민의 궁금증을 빨리 해소하고 편리성을 주기 위해서다. 지난 3월 중순 시장님 주관 하에 실국장 회의가 열렸는데 이때 내가 배석을 해 우리 재단이 만든 챗GPT 관련 책자를 배포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챗GPT와 관련한 뷰가 54만건이 넘었다. 재단 홈페이지에도 올렸는데 조회 수가 10만건이 넘었다. 작년에 아랍에미리트에 세미나 갔을때 주제가 어질러티였다. 아쉽게 당시는 챗GPT가 없어 메타버스로 서울시와 우리 재단의 어질러티를 설명했다."
-시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챗GPT 교육을 시행중인데 호응이 크다고 들었다
"챗GPT 시민 교육을 하고 있는 반응이 좋다. 교육 신청을 받으면 며칠만에 마감이 된다. 강남구의 경우 두시간만에 220명이 다 마감됐다. 올 상반기에 약 2천명 정도를 교육했다. 공무원을 대상으로도 하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30명씩 5번했다. 경쟁률이 100대 1이 넘을만큼 호응이 높다. 7시간 집중 교육을 했다. 하반기에는 더 늘려 30명씩 8번 240명을 교육하려 하고 있다. 시간도 14시간으로 늘릴 예정이다."
-서울시가 만든 메타버스 서울에도 참여하고 있다. 어떤 내용인가? 메타버스 서울 사용자가 적다는 지적도 있다.
"메타버스 서울은 서울시가 세계 최초로 도시 단위로 만든 메타버스다. 공공 단위에서 이런 걸 만든 건 서울시가 세계 처음이다. 몇 명이 방문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세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을 높게 사고 싶다. 메타버스 서울은 전체가 5단계로 이제 1단계를 오픈했다. 너무 성급히 성과를 따지지 않았으면 한다. 예전 영국 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났을때 가장 먼저 물어본 게 서울시 메터버스였을 만큼 해외서도 관심이 높다. 서울시가 퍼스트 무버 타이틀을 가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메타버스 서울에 채널이 16개있다. 이 중 우리가 '월디 시민랜드'라는 1개 채널을 맡아 운영한다. '월디 시민랜드'는 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상공간이다. 동물 종류는 개, 고양이, 토끼, 도마뱀 등 5가지다. 크게 5가지 종류지만 등장하는 총 동물 수는 10가지다. 이들을 입양해 각자가 키울 수 있다. 파양은 안된다(웃음). 지난 5월에 오픈했고 입양한 사람이 400명 정도 된다."
-어느덧 하반기가 시작됐다. 재단의 상반기 성과를 말해준다면
"올해 우리 재단 슬로건은 '두 배로 성장하자(Let's Take a double leap)'다. 작년에도 성과가 컸다. 내부 만족도, 반부패 등 서울시가 평가한 4개 항목에서 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3년만에 처음으로 70% 성과급을 받기도 했다. 재단이 창립 이래 작년에 처음 종합감사를 받았는데 기관 경고가 하나도 없었다. 보통 시 감사를 받으면 기관들이 경고를 하나 둘 받는 게 상례다. 그런데 우리는 이게 하나도 없었다. 올해도 여러 성과를 예상하고 있다. 올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 서울 기업들을 데리고 가 수출 지원 등 여러 도움을 줬다. 우리 재단 8층에 있는 스마트시티 전시장인 '스마트센터'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한 달에 700~ 800명 정도가 온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서도 많이 온다. 그동안 20개국에서 300명이 다녀갔다. 영국, 캐나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라오스, 페루 등에서 다녀갔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레이트의 샤르자 디지털 청장이 방문했다. 서울시의 디지털 정책에 세계가 관심이 많다."
-민간과 MOU도 활발히 맺고 있다. 하반기에는 어떤 주요 활동을 하나
"지난번 네이버 클라우드와 MOU를 맺고 챗GPT 언어 모델과 관련해 상호 교류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기후변화 재단하고 MOU를 맺을 예정이다. 우리 재단이 탄소 중립과 관련한 연구도 하고 있다. 오는 11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스마트시티 행사에도 참석한다. 특히 올해는 강남구, 서초구, 동대문구 등 서울시 산하 3개 구(區)도 함께 간다. 여기에 서강대와 경희대 등 대학 2곳과 6개 기관도 참여한다. 기업도 작년보다 50% 늘어난 15곳을 데려갈 예정이다."
-서울시 디지털 경쟁력이 어떻게 되나?
"작년에 캠브리지대학과 연세대가 공동으로 발표한 스마트시티 순위에서 서울시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이코노미스트의 디지털 도시지수에서는 4위를 했다.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시의 스마트시티 거버넌스를 재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디지털 정책관이 현재 최상위 구조에 있다. 미래 서울시 디지털 정책과 고도화 서비스를 위해서는 서울시의 거버넌스를 체계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부시장 급의 CDO(최고디지털책임자)가 필요하다. 이는 나만 이야기 한 게 아니다. 여러 시장 후보들도 거론한 거다."
-서울시는 작은 정부다. 우리 정부가 국가차원에서 디지털로 세계 문제, 예컨대 디지털 격차해소와 기후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서울시는 어떤가?
"'어디나 지원단'으로 장관 상을 받은데서 알 수 있듯 디지털 격차해소는 서울시와 우리 재단이 아주 잘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격차 해소도 올해 실태조사를 한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도 우리 재단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작년 6월 우리 직원이 해외 과학단체에 가서 탄소중립에 관한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기후재단과 MOU를 맺을거다."
-프라이빗한 이야기 좀 해보자. 저서가 13권이나 된다. 첫번째 책은 무엇인가?
"2014년에 나온 '신마저 버린 땅 소말리아'다. 평화유지군으로 소말리아에 갔을때 경험한 것을 적은 거다. 파란 베레모쓰고 1993년 6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200일간 현역 대위로 보급장교 일을 했다. 파병 당시 나는 외아들이자 신혼이였고 아이가 어렸지만 소말리아를 갔다."
-소말리아 평화유지군 경험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전쟁 없는 평화가 소중하다는 거다. 평화의 소중함을 절감했다."
-저서 13권 중 마지막 책은?
"작년에 나온 '환강가생'이라는 시집이다. '환강가생'은 내가 만든 말이다. '강요식이가 환갑을 맞아 인생을 노래하다'는 뜻이다. '환강가생'이 6번째 시집이다."
-13권 중 가장 애정하는 책은 뭔가
"2011년 4월 나온 '소셜 리더십'이다. '소셜 10계명'을 제시했다. 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돼 전국 도서관에 비치됐다. 오늘날의 나를 만든 책이기도 하다(웃음). 10여년전에 나온 책인데 지금 봐도 틀린 말이 없다. 얼마 전 생산성본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했는데 10년전 이 책을 읽었다며 반가워하는 사람이 있더라."
-공직자가 갖춰야 할 자질을 정리한 '공직자노트 3.0'이란 책도 썼다
"공기업 감사로 재직하면서 쓴 책이다. 공직자 자세와 역할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하면서 공직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일해야 하는 지를 정리했다. 셰익스피어가 그랬다. 백합꽃이 썩으면 잡초보다 더 악취가 난다고. 생선은 머리부터 썩는다는 말도 있다. 공직은 신성하다. 국가에서 위임을 받아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은 공사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자신이 소속한 기관에 사명감을 갖고 애정과 열정을 가질때 그 기관의 가치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만든 공직자의 업무자세가 '똑올법제'다. 똑바로, 올바로, 법대로, 제대로를 줄인 말이다. '똑올법제'의 '2바로 2제로'가 공직사회에 정착돼야 한다. 그럴려면 신독(愼獨)해야 한다. 혼자 있을때도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신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다."
-13권이나 썼는데, 글 쓰는게 어렵지 않나?
"육사 생도 시절에 기자 생활을 했다. '육사신보'라는 제호로 매월 발하는 신문이다. 이곳의 포토에세이 코너를 내가 전담했다. 교내서 일어난 행사 사진과 인터뷰 사진을 담당했다. 고단한 생도생활 중 매월 편집회의를 하고 글을 의무적으로 썼다. 책 13권을 집필하게 해 준 원동력이다. 지금도 길을 가거나 운전을 하다 무언가 떠오르면 기록을 한다."
-좋아하는 책이나 추천하고 픈 책은?
"내가 좋아해 오래전부터 서재에 두고 보는 책이 몇 권 있다. 먼저 '성공시간에 시계바늘을 맞춰라'다. 세일즈맨 이창연 씨가 사원에서 CEO가 되는 스토리를 담았다. 'Deep Change or Slow Death'도 있다. 미시간대 로버트 퀸 박사가 쓴 혁명적 생존전략에 관한 이야기다. 존 코터 박사가 쓴 경영혁신 노하우인 '빙산이 녹고 있다'도 애정하는 책이다. 고승덕 변호사가 쓴 책 중에 '다시 태어난다해도 이길을' 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도 감동을 많이 받았다. 자기 목표를 위해 밤낮을 가라지 않고 몰입하는 것이 인상적이였다. 나도 약간 이런 게 있다. 13시간 동안 앉아 있은 적이 있다(웃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컨버전스 2030'으로 기술 융복합이 앞으로 10년 후를 어떻게 바꿀 지를 다뤘다."
-프로필 중에 미식축구협회장도 있다
"협회 고문으로 있다 2015년 1월 19대 회장에 취임했다. 한국 미식축구는 1946년 도입, 70년이 넘는 전통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는 야구, 농구보다 더 인기있는 종목이 미식축구다. 회장으로 부임한 뒤 바로 그해 7월 열린 제 5회 미국 월드컵 대회에 참가한 기억이 난다. 운동 경기는 승패보다 준비하는 과정, 실전 게임, 그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인내하고 배우는 인성 훈련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인생 롤 모델은 누군가? 현재의 강요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나 존경하는 사람은?
"쿠바 위기를 정면 돌파했으며 40대에 대통령이 된 케네디를 존경한다. 또 꽂꽂 장수로 유명하며 내가 장관으로 모신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도 떠오른다. 김 장관은 무장이지만 덕장이다. 화 내는 걸 못봤다. 보통 내공으로 안된다. 모시면서 인간적으로 많이 감동했다. 군대 전역하고 세진컴퓨터랜드 2호인 강남점에서 지점장을 했는데 고객의 중요성을 배웠다. 당시 새벽 5시에 출근해 저녁 11시에 퇴근했다. 내가 직접 고무장갑을 끼고 화장실을 청소했다."
-좌우명이나 애정하는 말은?
"'내가 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말이다. 신독이라는 말도 좋아한다. 미래를 이해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도 좋아한다.
-멘탈이 강하다고 들었다
"어렵고 슬픈 일이 있어도 바로 잊고 그 다음날 평소처럼 행동한다. 구로구에서 의원에 떨어질때도 그랬다. 다음날 툭툭 털고 일어났다. 아마 사관학교 4년간 겪은 '애니멀 트레닝'과 유격, 공수, 그야말로 극한 상황을 많이 겪었는데 이런 경험이 있어 그런 것 같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이 또한 지나가리니 하는 말처럼 심각히 여기지 않는다."
-리더는 사람의 마음의 얻어야 한다. 어떤 리더십을?
"자기를 낮춰야 한다. 아무리 좋은 말도 상대가 안 받아들이면 소용이 없다. 굳이 용어를 쓰자면 겸손, 이해, 존중, 배려가 필요하다. 이해하고 설득이 돼서 함께 공유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정말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다."
-늘 열정적이고 다이나믹하다. 원래 성격인가?
"뭘 하면 열심히, 죽어라 하는 편인 것 같다. 중고등학교때도 장학생이였다. 무슨 일이 있으면 대충하는게 아니라 철저히, 완벽히 준비한다. 최근 사우디에서 영어로 강연을 했다. 이 때도 완벽히 준비해 한번의 실수도 안했다. 영어 단어를 하나도 안 씹히고 말했다. 철저한 연습의 결과다. 원래 스피치가 한 번이였는데 한 번 더 할까 물어와 주저없이 하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안했을 거다. 연설할때 원고를 한번도 본적이 없다. 원래 원고 보는 걸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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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식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부산대 대학원(경영학 석사), 경남대 대학원(정치학 박사)을 졸업했다. 예편 이후 세진컴퓨터랜드 강남지점장, 대우정보시스템 과장을 거치며 ICT 분야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이사,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위원, 한국조폐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2021년 9월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에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