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 늘었지만 NFT 시장은 '흐림'

가격 지속 상승 기대 사라져…"투자 보단 효용 중심 프로젝트 많아질 것"

컴퓨팅입력 :2023/07/04 10:18    수정: 2023/07/04 14:49

가상자산 시장은 최근 반등한 반면,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금융권의 진출 시도가 대형 호재로 작용한 반면, NFT 시장은 과거와 달리 프로젝트들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4일 가상자산 정보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달 15일 1조 달러 대에서 상승을 거듭해 현재 1조 2천억 달러 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FTX 파산 등을 지나며 8천억 달러 선을 밑돌다 일시적인 등락을 반복하며 현재 수준까지 시가총액이 올랐다.

반면 NFT 시가총액은 최근 1년간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했다. NFT 데이터 플랫폼 NFT고 기준 NFT 시가총액은 약 329만 이더리움(약 65억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903만 이더리움(약 178억 달러)까지 높아졌다가 꾸준히 하락한 것이다.

대표적인 NFT 프로젝트 'BAYC'(사진=유니버셜뮤직)

가상자산 시장 강세 요인은 명확하다.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 불러온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시도 열풍이다. 그 동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를 불허했다. 그런데 지난 15일 블랙록이 ETF 출시를 신청하자 승인 가능성을 높게 점친 모종의 이유가 있을 것이란 추측이 등장했다. 이에 다른 주요 금융사들도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잇따라 제출했다.

SEC가 30일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트코인 시세는 3만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운용사들이 신청서를 보완해 다시 제출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 관리 회사 번스타인은 SEC가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3일(미국시간) 공개했다. 그레이스케일이 소송을 통해 비트코인 간접투자 상품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를 ETF로 전환하려 하는 점을 주목했다.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을 기반으로 하는데, 선물 ETF 출시만 허용하겠다는 SEC 입장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서 최초로 레버리지 가상자산 ETF가 출시되기도 했다. 지난 27일 미국 펀드 운용사 볼러틸러티쉐어스는 2배 레버리지 롱 비트코인 ETF에 대한 거래를 개시해 이날 약 420만 달러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NFT 시장은 반면 뚜렷한 호재가 마땅치 않다. 한때 주목을 받던 프로젝트들 중 투자금을 모은 채 사라지는 '러그풀'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그렇지 않더라도 출범 이후 NFT 가치를 제고할 만한 방안을 찾지 못한 채 시세가 금세 하락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때문에 NFT 프로젝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NFT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가상자산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NFT도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급부상해 자금이 많이 몰렸다"며 "NFT 프로젝트들이 투자자 기대를 충족할 만한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가격이 지지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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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NFT는 과거처럼 소장 가치로 투자자 관심을 이끌어내는 시장을 형성하기보다,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의 일환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NFT의 용도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되면서 멤버십, 티켓 등의 활용처를 모색하는 사례도 증가했다"며 "앞으로의 NFT는 투자, 투기 관점이 아닌 실생활과 결합하는 측면으로 주목받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