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가진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면 양자 컴퓨터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 중인 퀀텀 코리아 2023 행사에 참석한 양자 분야 국내외 석학 연구자들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반도체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이 양자 컴퓨터 분야 진입은 늦었지만, 아직 이 분야가 초기인만큼 큰 목표를 가지고 도전할 가치가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양자 암호와 양자 전송을 처음 제시한 찰스 베넷 IBM 연구위원, 구글과 협력해 양자 컴퓨터의 성능이 고전 컴퓨터를 뛰어넘는 '양자우월성'이 가능함을 보인 존 마르티니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샌타바버라대 교수, 이온 포획 방식 양자 컴퓨팅 기술을 개발하는 아이온Q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하고 있는 김정상 듀크대 물리학과 교수,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 등이 참석했다.
김정상 교수는 "반도체 제조 공정은 이미 잘 발달되어 있고, 이같은 공정 기술은 양자 컴퓨터 제조에도 활용할 수 있다"라며 "반도체 노하우를 활용해 차세대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면 양자 컴퓨터의 미래를 이끌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온 포획 방식 양자 컴퓨터의 이온 덫 구조 제조엔 반도체 공정을 많이 활용하며, 광집적회로로 이온을 조정하는 기술도 개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베넷 연구위원 역시 "반도체 기술은 실리콘과 전자의 움직임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평면 위에서 아주 작은 물질을 다루는 것이기도 하다"라며 "초전도나 이온 덫 등의 제조에도 이같은 팹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마르티니스 교수는 "앞으로 양자컴퓨터가 커지고 이에 필요한 제어 시스템도 복잡해진다"라며 "한국은 이 분야에 강점이 있어 기여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에 대해선 "인력 양성에 신경 쓰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보다 도전적 연구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정상 교수는 "양자 전략에서 우수 인력 양성과 첨단 연구를 위한 국제 협력 등이 눈에 띄었다"라며 "지금 보이지 않는 기회들을 포착해 양자 컴퓨터 기술을 도약시킬 진취적 연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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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식 교수는 "한국이 반도체를 처음부터 잘 한 것이 아니라 뒤늦게 집중 공략해 오늘의 위치에 오른 것이며, 이런 기회가 또 올 수도 있다"라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 좋은 결과 얻고 의미있는 연구 할 수 있는 분야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양자 기업들이 아직 다 성인이 되지 않은 상태라 비유할 수 있다"라며 "유치원에서 3살 차이는 크지만 성인이 된 후 3살 차이는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지금의 격차보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