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대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글로벌 디지털 규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디지털 비전 포럼은 지난해 대통령의 ‘뉴욕구상’ 발표 이후, B20 서밋, 다보스포럼, 하버드대 연설까지 이어온 대통령의 디지털 국정 아젠다를 유럽의 중심인 파리에서 확산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히 최근 챗GPT 등의 발전으로 글로벌 차원의 디지털 규범 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소르본대 주요 관계자들과 유럽을 대표하는 최고 석학들이 참여해 디지털 규범의 구체적인 방향과 글로벌 협력 연대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포럼이 열린 소르본대는 1150년 설립된 파리대학교를 뿌리로 하며, 중세부터 현대까지 유럽 권역 내 지적 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해왔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또한 마리 퀴리를 비롯한 32명의 노벨상,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했고 특히 인문 철학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명성을 보유한 유럽 최고 명문 대학교 중 하나다.
이 자리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소르본대 교수와 관계자, 현지 재학생들과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석학들이 참여했다.
특히 기술 산업적 관점을 넘어 인문 철학적 관점에서의 디지털 규범 논의를 위해 법 철학, 문명 사상가와 같이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이 자리했다.
우선 독일 본대 최연소 석좌교수이자 ‘지나치게 연결된 사회’, ‘생각이란 무엇인가’ 등의 저서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글로벌 최고의 젊은 철학가 마르쿠스 가브리엘 교수, 세계적인 AI 석학으로 요수아 벤지오와 함께 OECD의 AI 윤리 규범 논의를 이끌고 있는 소르본대 라자 샤틸라 명예교수, 철학자이자 수학자로 인공지능 휴머니즘 분야의 프랑스 최고 전문가인 소르본대 다니엘 앤들러 명예교수, 최근 소설을 통해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시대에서 죽음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참석했다.
아울러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 ‘비바테크’의 창립자로서 세계 최대 광고 마케팅 기업 중 하나인 퍼블리시스의 회장을 역임하고, 디지털 시대의 혁신과 함께 디지털 사회 인식 변화에 대한 관심을 꾸준한 보여주고 있는 모리스 레비 회장이 자리했다.
포럼 진행은 한인 2세이자 아시아계 최초로 프랑스 중소기업디지털부 장관을 역임했던 플뢰르 펠르렝 코렐리아 캐피털 사장이 맡아 한국과 프랑스 양국 간 교류를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의미를 더했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디지털 심화 시대의 변화를 진단하고 자유와 평등,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나가기 위한 디지털 규범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모든 세계 시민이 힘을 합쳐 글로벌 디지털 규범 정립에 노력하는 것은 물론 함께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디지털 규범 논의를 위한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하고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진 좌담회에서 디지털 미래에 대한 인문 철학적 관점에서 디지털 규범에 대한 제언과 함께 지속가능한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기 위한 글로벌 연대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과기정통부는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과 논의 내용을 충분히 반영해 9월까지 디지털 규범의 기본방향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차질 없이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포럼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UN 글로벌 디지털 협약(GDC)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UN, OECD 등 국제기구와 긴밀히 연계해 디지털 규범 논의를 위한 글로벌 논의체 신설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해 뉴욕구상이 디지털 규범 정립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이번 포럼은 디지털 규범의 구체적인 방향을 공유하고 이를 철학, 사상가 등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과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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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럽의 중심인 파리, 그 중 최고의 명문 대학교인 소르본대에서 포럼을 개최한 것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규범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우리나라가 글로벌 방향성을 제시해 디지털 시대에 책임 있게 기여하는 디지털 모범국가로 나서는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대통령의 디지털 분야 구상과 제안을 글로벌 차원으로 논의하고 실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