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파이널판타지16, 꿈과 희망 빼고 매운맛 더했다

시리즈 첫 성인 등급 게임...액션게임 연상케 하는 시스템과 연출

디지털경제입력 :2023/06/22 09:06

8비트 콘솔 시절부터 꾸준히 명맥을 이어온 파이널판타지는 일본 게임시장을 대표하는 RPG 시리즈 중 하나다.

이제는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판타지 세계관을 선보였던 파이널판타지는 이후 시리즈가 더해지면서 새로운 요소를 더하는 행보를 이어온 바 있다.

6편에서 판타지 세계관에 스팀펑크 요소를 도입한 것이나 8편에서는 주인공 일행에 로맨스 요소를 강조해 색다른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11편에서는 싱글플레이 게임에서 벗어나 MMORPG로 탈바꿈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마찬가지로 MMORPG로 개발된 14편에서는 게임 서비스 개편을 게임 속 세계의 멸망이라는 스토리텔링에 녹여내며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최신작인 파이널판타지16 역시 이런 새로움이 눈에 띄는 게임이다. 기존에는 암울한 세계를 그려내더라도 연출에서는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면 이제는 완전히 그 선을 넘어 지금까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던 수준의 묘사가 이어진다.

시리즈 최초로 일본에서는 성인 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북미에서도 만 17세 이상 이용자가 플레이 할 수 있는 등급인 ESRB M등급을 받았다는 점은 파이널판타지16이 어떤 느낌으로 변모했는지를 알 수 있는 점이다.

전투 시스템 역시 매우 흥미롭게 변경됐다. 턴제 전투임에도 매번 새로운 시도를 이어왔던 개발 철학이 이번에도 이어진 셈이다.

파이널판타지16의 전투는 화면만 바라 보고 있으면 데빌메이크라이가 연상될 정도로 속도감 넘치고 화려하다. 느릿느릿한 느낌이 완전히 없어졌기 때문에 턴제 RPG의 전투는 지겹다고 여겼던 이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이런 전투의 손맛을 강조하기 위해 스토리 포커스 모드와 액션 포커스 모드가 준비됐다는 점도 재미있다.

아울러 다양한 액세서리를 장착해 이런 액션 재미를 더욱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점도 특별한 점이다. 자동으로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공격을 자동으로 회피하는 기능을 갖춘 액세서리를 비롯해 회피 시간을 여유있게 가져갈 수 있고 펫을 자동으로 조작해주는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화려한 전투를 구현하려면 조작도 바쁘게 해야 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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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5의 빠른 로딩 속도를 활용해 전투와 필드 이동이 흐름의 끊김 없이 이어지는 점도 눈길을 끈다. 파이널판타지16이 RPG임에도 액션게임처럼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다.

기존 시리즈를 즐긴 적이 없더라도 파이널판타지16을 플레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파이널판타지16이라는 이름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IP로 출시됐어도 이질감이 없었을 게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파이널판타지16은 일본식 RPG를 즐기지만 다소 뻔한 클리셰와 느릿느릿한 진행이 지겨운 이에게 좋은 답안이 될 게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