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전에 고민 늘어나는 게임 인재...활용할까 밀려날까

창의성 필요한 아트-사운드 직군까지 위협..."기획력 갖춘 이에게는 새로운 기회"

디지털경제입력 :2023/06/16 16:42    수정: 2023/06/16 18:45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전을 두고 게임업계 내에 의견이 엇갈린다.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지만 반대로 게임업계 종사자에게는 고용 안정성을 저해하는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선도 나타난다.

게임업계 곳곳에서 AI를 게임 개발에 도입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게임사가 AI 연구를 진행한다거나 AI가 분석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게임 라이브서비스에 응용하는 수준을 넘어 게임 개발 자체를 AI가 담당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사진=지디넷닷컴

특히 아트, 디자인 등 게임개발에 인력이 많이 필요한 분야에서 AI가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들 분야는 창의성이 필요한 분야이기에 AI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이들 영역에서 AI의 역할을 상상 이상으로 큰 발전을 이뤘다. 지난 5월 진행된 2023 콘텐츠산업 포럼에서 크래프톤은 대략적인 이미지를 그리고 자세를 그려서 둘을 합치면 특정 자세를 취하고 있는 캐릭터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다고 설명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복 학습을 통해 특정 화풍을 따라하는 AI 일러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이다. 게임에 적용되는 일러스트나 콘셉트 아트의 경우 해당 콘셉트에 따라 대동소이한 느낌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 AI를 활용해 더 적은 인력으로도 빠르게 결과를 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2023 콘텐츠산업 포럼에 자리한 크래프톤 손윤선 팀장(사진 가운데).

더불어 “아트 외에 사운드나 음악 분야에서도 AI 활용 여지가 매우 크다. 어떤 느낌으로 연기할 것인지를 지정해서 음성 더빙을 진행할 수도 있고 게임에 사용될 음악을 작곡할 수도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AI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리터칭이나 편곡을 통해 그림과 음악의 수준을 말끔하게 다듬어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업계 종사자 사이에서는 불안감도 감돈다. AI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인력 감축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지금은 개발직군에 국한된 문제로 보이지만 AI 발전 속도에 따라 프로젝트 일정을 관리하는 직군도 AI 영향권 진입이 멀지 않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게임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교육기관에서도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학과 관계자는 “기업이 AI를 게임개발에 채택하는만큼 게임 개발에 필요한 인력이 과거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학생의 게임사 취업은 물론 게임업계 진출을 꿈꾸는 게임인재의 숫자가 줄어들 수도 있다”라며 “실제로 향후 진로에 대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재학생도 적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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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관계자는 “AI 때문에 기업에서 채용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개발 인재는 더 많이 게임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에게 실제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라며 “기존 게임 개발이 아이디어를 지닌 이와 기술을 지닌 이가 협업해서 결과물을 내놓는 식이었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우수한 기획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개발자가 아닌 기획자에게는 기회가 될 여지도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