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 최대 시장 급부상...삼성·애플 생산거점 이동 중

[이슈진단+] 14억 인도 잡아라②...신대륙 찍은 가전·폰·반도체 업계

홈&모바일입력 :2023/06/15 09:06    수정: 2023/06/19 10:32

인도는 중국과 더불어 세계 최다 인구를 보유한 국가로 IT·가전 및 제조업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인도는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6.8%의 경제 성장을 실현했다. 글로벌 경기가 다소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도 5%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UN에 따르면 올해 인도 인구수는 중국을 추월해 세계 1위에 등극할 예정이다. 인도 정부는 최근 전자 기기를 시작으로 제조업 육성과 인프라 투자 등 경제개혁을 추진 중이며, 지난해에는 반도체 제조업 육성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IT, 가전, 반도체 업계가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에 지디넷코리아가 3회에 걸쳐 인도 시장 현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인도 구르가온(Gurgaon) 앰비언스 몰에 위치한 삼성 모바일 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갤럭시Z플립4·Z폴4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 2위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량을 크게 확대하면서 스마트폰 주력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생산거점 이동은 스마트폰 업계가 기존 주요 제조국이었던 중국의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가운데, 인도 정부가 자국 내 제조시설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인 세제혜택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성장률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인도는 여전히 미래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61%로, 중국, 미국의 80~90%인 것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는 앞으로 신규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인도는 5G 및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요가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더불어 인도의 저렴한 인건비도 장점이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인도와 중국의 인건비는 5~6배 차이가 난다. 중국의 인건비가 월 250~300만원이라면, 베트남이 월 80만원, 인도가 월 50만원 수준"이라며 "스마트폰 협력사의 제조공장 엔지니어의 월급은 인도 평균급여(월 38만원) 보다 높은 고급인력에 속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인도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생산량 확대

삼성전자는 최근 베트남 생산 비중을 줄이고, 인도와 인도네시아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업계 관측에 따르면 2021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지역별 생산 비중은 베트남 50~60%, 인도 20%, 브라질 10~15%, 구미 3~5%, 인도네시아 3~5% 수준이었으나, 2025년까지 인도 생산 비중을 2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2021년 하반기 코로나19로 베트남 지역이 봉쇄되면서 스마트폰 생산이 중단되는 일을 겪자, 지역별 생산 비중을 30%를 넘지 않도록 분산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지난해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스마트폰 제조 점유율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 인도에서 스마트폰 제조량 점유율이 17.4%에서 지난해 21.3% 점유율로 증가했다. 

그래픽=지디넷코리아

더 나아가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인도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생산을 확대한다.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은 기존에 중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A, M 시리즈를 생산했지만, 올해부터 플래그십 S, Z 시리즈 생산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21년 4분기에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는 16% 점유율로 샤오미(21%), 리얼미(17%)에 이어 3위였으나,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20% 점유율로 샤오미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는 출하량 1위를 유지했다.

2022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플, 인도 생산 비중 25% 증가 목표…올해 '애플스토어' 첫 개장

애플 또한 최근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19 도시 봉쇄로 제품 생산에 차질을 겪자 중국의 의존도를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021년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생산의 95%를 생산한 것으로 집계된다.

애플은 2017년부터 인도에서 위탁생산업체 폭스콘, 위스트론을 통해 아이폰을 생산해왔으나, 지난해부터 위탁생산업체들에 인도에서 제조를 늘리고 제품군도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2021년 인도의 애플 제품 생산 비중은 1%에서 2022년 7%로 급증했고, 향후 25%까지 늘리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플의 협력사 폭스콘은 인도 뱅갈루루에 7억 달러를 투자해 신공장을 짓고 있으며, 2분기부터 아이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팀쿡 애플 CEO와 폭스콘 인도 사업장 직원들(사진=폭스콘)

카운트포인트 연구원은 "애플의 위탁업체 폭스콘과 위스트론은 인도의 상위 10개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라며 "지난해 인도에서 출하되는 아이폰 수는 전년 보다 65% 증가해 인도에서 수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애플은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도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최근 인도의 중산층 소득이 증가하면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애플의 인도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9년 1%에서 올해 1분기 6%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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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힘입어 애플은 보다 적극적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4월 인도 뭄바이와 뉴델리에 애플스토어 1, 2호점을 연이어 개장했다. 오픈 행사에는 팀쿡 애플 CEO가 직접 참석해 인도 시장의 중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그동안 애플은 2020년부터 인도에서 온라인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해 왔다.

팀 쿡 애플 CEO가 지난 4월 18일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1호점 개장식에 참석했다. (사진=애플)

프라치 신그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애플의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보다 50% 증가하며 6% 점유율을 확보했다"라며 "특히 애플은 3만 인도 루피(약 46만원) 가격대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36%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애플은 인도에 애플스토어를 오픈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고, 아이폰뿐 아니라 다른 애플 제품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