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 투자 60.3% 급감...CVC 규제 개선해야" 한 목소리

외부자금 출자 한도 규제로 펀드 조성 무산되기도

디지털경제입력 :2023/06/13 16:58

대기업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펀드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VC는 회사 법인이 대주주인 벤처투자전문회사다. 통상 CVC는 동일그룹 내 계열사로, 그룹 외부출자자의 펀딩을 받아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그동안 금산분리(금융업과 산업분리) 원칙에 따라 대기업 지주사는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없었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부 예외를 허용하면서 최근 CVC를 설립하거나 검토 중인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GS, CJ, 포스코, 효성, LX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부 규제들로 인해 일부 기업들이 CVC 설립을 망설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벤처투자 업계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 CVC 자금조달 및 투자 관련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벤처·스타트업 투자금액은 8천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급감했다. 지난해 누적 투자 금액 또한 전년 대비 11.9% 감소한 6조7천640억원으로 벤처시장의 투자 경색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경련은 일반지주회사 CVC가 비지주회사 그룹의 CVC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CVC 규제를 받는 것이 벤처투자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VC 업계가 지적하는 대표적 규제로는 CVC가 조성하는 펀드에 외부자금 비중을 40%로 제한하는 것이다. 벤처투자조합 공동운용시 운용주체가 50%씩 출자하는 것이 업계의 관례인데, 일반지주회사 CVC는 외부투자자가 40%까지만 출자가 가능해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CVC 펀드가 해외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비율을 펀드 조성액의 최대 20%로 제한하는 규제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규제로 인해 펀드 조성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최근 한 지주회사 소속 CVC가 외부 투자자와 50대50 지분으로 출자해 펀드를 조성하고 공동운용(Co-GP)을 검토했으나 외부자금 출자 한도 규제로 인해 무산됐다.

전경련은 일반지주회사 CVC는 모기업 차원의 장기적·전략적 투자 측면이 강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행 규제상 총자산의 20% 범위에서만 해외투자가 허용돼 다양한 투자안 검토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의 경우 일반지주회사 CVC의 설립 방식과 펀드 조성상 특별한 규제가 없어 기업이 자율적으로 구조를 선택할 수 있다.

일반지주회사 CVC 행위제한 규정 주요 내용(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CVC의 설립과 운영에 제한을 두기로 한 것은 제도의 실효성을 반감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CVC 관련 규제를 최소화해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함으로써, 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와 대기업-벤처기업 간 상생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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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들도 이 같은 전경련의 주장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외부 투자 제한은 지주사가 계열사에 자금을 몰아줄까바 허용을 안해준 것인데, 외부 LP(펀드출자자) 입장에서는 출자한 돈을 대기업 관련된 계열사에 투자하는 것을 반대할 것이다"며 "LP는 펀드에 돈을 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종의 주주같은 역할을 하므로 이러한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CVC가 계열사에 자금을 몰아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투자 제한 역시 VC 자체가 경쟁력이 있어야 국내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더라도 글로벌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국내 투자로만 제한 짓는 것은 글로벌 VC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