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포함한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능들을 공개했다.
IT매체 와이어드는 애플이 2시간 동안 진행된 WWDC 기조연설에서 최근 열풍이 일고 있는 생성 AI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이를 분석하는 기사를 최근 실었다.
작년 11월 챗GPT가 출시 2개월 만에 월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뒤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IT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AI 챗봇 기능을 도입하거나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와이어드는 애플이 WWDC 행사에서 비전 프로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기술을 공개했으나 애플이 생성형 AI 혁명은 외면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스타트업 투자사 퍼스트마크캐피털 투자자 매트 터크는 인터뷰를 통해 애플이 생성 AI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애플의 현명한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WWDC에서는 몇 개의 AI 기능들이 발표됐으나 생성 AI에 대한 언급이 부족해 모든 관심은 비전 프로에 집중됐다. 그는 "애플이 생성형 AI에서 MS, 구글과 같은 회사들보다 약간 뒤쳐져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따라잡으려는 대신 AI에서 독자노선을 걷는 것으로 현명하게 포지셔닝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애플이 비전 프로를 공간 컴퓨팅 기기라고 설명하며, 메타가 강조하는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굳이 언급하지 않는 이유와도 비슷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 린덴우드 대학 예레미야 레티칸 교수는 “애플이 이번 행사에서 생성 AI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이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애플이 AI 기술로 메타버스 환경을 만들고, 시리의 경우도 최초 AI 비서이기 때문에 애플이 이 기술을 강조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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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애플이 챗GPT의 빠른 채택에 당황하며 증강현실(AR) 기술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기로 한 것 같다"며, "새 헤드셋이 이전 제품들처럼 인기를 얻는다면, 이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애플이 아예 생성형 AI 분야에 관심이 없는 것 같지는 않다. 팀 쿡 CEO는 WWDC23 행사장에서 “개인적으로도 챗GPT를 사용 중이며, 애플이 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인터뷰를 통해 따로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