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추가 감산...정유업계, 하반기 실적 개선 요원해지나

사우디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국제유가 정제마진 하락 가능성↑

디지털경제입력 :2023/06/07 17:17

중동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정유 업계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하반기 업황 개선을 기대했지만 정제마진이 지속 하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6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성명을 내고 내달 7월부터 하루에 1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을 단행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OPEC+가 감산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자 사우디가 독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번 사우디의 감산은 최근 단행한 감산량 중 최대치다. 사우디는 지난 4월에도 하루 50만 배럴 감산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이번 추가 감산 조치로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생산량은 900만 배럴로 제한된다. 

사우디의 감산발표는 내리막을 걷고 있는 국제유가 하락을 멈추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실제 국제유가 기준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80달러선이 무너지고 70달러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 6일 기준 76.2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감산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5일(76.71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소폭 감소한 수치다. 

미국 서부의 원유시추 시설(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이번 사우디의 추가 감산 조치로 오히려 정제마진이 약세가 지속될 수 있을 거라는 우려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6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4.4달러로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인 4~5달러 선을 아슬아슬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공급 축소로 수요가 위축되면 정제마진 역시 내림세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사우디가 하루 50만 배럴 감산 조치를 취했을 당시 평균 정제마진은 3.5달러로 평균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한다. 정유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등으로 업황 개선을 기대했지만 감산 이슈로 하반기 실적 개선도 불투명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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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감산 조치는 사우디의 독단적 행동으로 공급 자체가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러시아와 이란 등도 여전히 원유 공급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고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수요도 약세가 지속돼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할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휴가철인 6~7월의 경우 항공유 수요가 높아져 변수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