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프로세서에 AI 특화 엔진 탑재 바람이 거세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애플 M1·M2, 퀄컴 스냅드래곤 8cx 3세대 등 Arm IP 기반 프로세서만 AI 엔진을 탑재해 왔다.
그러나 올 초 AMD가 CES 2023에서 노트북용 라이젠 프로세서에 전용 처리 엔진 '라이젠 AI'를 탑재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인텔도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메테오레이크' 시제품으로 AI 특화 엔진을 시연했다.
이들 AI 엔진은 CPU나 GPU 대비 더 전력을 적게 쓰면서 부하는 크게 줄이고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어 클라우드 접속 없는 생성형 AI나 음향·영상 처리, 음성 인식 처리시 더 빠른 처리 속도, 긴 배터리 작동 시간 등을 기대할 수 있다.
■ 애플, 2020년 11월 M1 칩부터 뉴럴 엔진 탑재
PC용 프로세서에 가장 먼저 개별 AI 엔진을 탑재한 것은 애플이다. 2020년 11월 자체 개발 '애플 실리콘' 첫 제품인 M1 칩에 A14 바이오닉(아이폰 12 시리즈)과 동일한 16코어 뉴럴엔진을 탑재했다.
지난 해 공개한 M2 칩에도 A15 바이오닉(아이폰 13)에 탑재된 16코어 뉴럴 엔진을 그대로 가져왔다. 연산 능력은 초당 최대 15조 8천억번 수준이다.
애플은 뉴럴 엔진을 사진 내 텍스트 인식, 음성 인식, 화상회의시 주요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 '센터 스테이지' 기능 등에 활용하고 있다. 포토샵·라이트룸·아크로뱃 등 어도비 소프트웨어 일부 제품도 뉴럴 엔진을 활용한다.
■ 퀄컴, 스냅드래곤 8cx 3세대부터 AI 엔진 탑재
퀄컴은 2021년 말 공개한 스냅드래곤 8cx 3세대 칩에 '퀄컴 AI 엔진'을 내장했다. 이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능으로 윈도11에 내장된 '스튜디오 효과', 포토샵·라이트룸·아크로뱃 등 어도비 소프트웨어 내장 AI 엔진 '센세이'(Sensei) 등을 들 수 있다.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3 기조연설에서 케다르 콘답 퀄컴 컴퓨트 및 게이밍 부문 본부장(수석부사장)은 "스냅드래곤 8cx 3세대 내장 AI 엔진은 'UL 프로시온 AI 추론 벤치마크'에서 인텔 12세대 코어 i5-1235U 대비 5배 높은 성능을 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스냅드래곤 8cx 3세대는 2020년 공개된 Arm CPU IP인 코어텍스-X1을 쓰고 있고 메모리 역시 LPDDR4 등 이전 규격에 머물러 있다. 퀄컴은 PC용 스냅드래곤 칩의 성능 향상을 위해 누비아 IP 기반 고성능 CPU '오라이온'(Oryon)을 탑재하고 내년부터 본격 출하 예정이다.
■ 인텔과 AMD도 프로세서에 AI 전용 엔진 탑재
인텔은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3 기간 중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메테오레이크'에 탑재될 AI 가속엔진 '모비디우스 VPU'를 시연했다. 모비디우스 VPU는 메테오레이크의 4개 타일 중 'SoC 타일'에 통합되며 PC 메모리를 공유해 작동한다.
인텔은 인터넷 접속이 차단된 메테오레이크 탑재 노트북 시제품을 이용해 스테이블 디퓨전 등 생성형 AI 기능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기능을 시연하기도 했다. 단 VPU의 작동 클록이나 코어 수 등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AMD는 올 2분기부터 주요 PC 제조사를 통해 공급되는 모바일(노트북)용 라이젠 7040 시리즈 프로세서 중 일부 제품에 AI 연산을 가속하는 '라이젠 AI'를 내장한다고 밝혔다. 실제 제품 출시는 인텔 대비 앞선 셈이다.
■ 올 하반기부터 AI 엔진 활용 소프트웨어 증가 전망
PC 프로세서 제조사가 경쟁적으로 AI 처리 기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은 아직 적은 편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1 운영체제와 오피스 등에 AI 기반 '코파일럿'을 도입하고 이달부터 이를 순차 적용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AI 탑재/비탑재 여부에 따라 처리 성능이나 반응 속도, 배터리 소모 등에서 차이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접속 없이 기기에 저장된 학습 데이터 기반으로 작동해 기업 비밀이나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생성형 AI 응용프로그램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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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나 어도비 소프트웨어 등 상용 소프트웨어 이외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지원도 관건이다.
존 레이필드(John Rayfield) 인텔 클라이언트 AI 총괄(부사장)은 "블렌더(3D), 오더시티(음향 편집), GIMP(사진 편집), OBS(실시간 방송 송출) 등 오픈소스 프로그램이 인텔 VPU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