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장' 날개 달고 체질개선 성공...시총 20兆 돌파

올해 전장 사업 수주잔고 100조원…연매출 10조원 돌파 전망

홈&모바일입력 :2023/06/02 09:38    수정: 2023/06/02 16:20

LG전자가 가전 중심의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기업에서 전장사업 확대에 힘입어 B2B(기업간 거래) 기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의 호조로 인해 주가가 지난달 30일부터 12만원을 훌쩍 넘어섰고, 시가총액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탈환했다. 올해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등 전장사업을 다각도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LG전자가 한국전자전(KES 2022)에서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카인 '옴니팟'을 선보였다.(사진=지디넷코리아)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VS사업부(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자회사 LG마그나(전기차 부품) ▲자회사 ZKW(차량용 램프)가 담당한다. LG전자와 증권가에서는 올해 LG전자 VS사업본부의 매출이 10~11조원, 영업이익은 2천73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LG전자의 VS사업본부의 매출은 8조6천496억원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 매출에서 처음으로 10% 비중을 넘긴 바 있다. 작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전장부품은 최근 신규 수주 성과가 목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내년 성장의 가시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VS사업부의 수주 잔고는 2020년 55조원, 2021년 60조원, 2022년 80조원을 기록했고, 올해 100조원이 예상된다"라며 "통상 수주 후 2년의 연구 개발을 거쳐 매출로 인식되는 것을 감안하면 2022년 이후의 수주 잔고의 급증은 2024년 이후의 매출 성장을 함의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되는 LG마그나의 신규 멕시코 전기차 부품 공장이 핵심 성장을 이끌 것으로 주목된다. 북미 고객사인 GM의 신규 전기차에 e파워트레인을 공급함으로써 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LG마그나의 외형 성장은 미국 전기차 시장과 궤를 함께 한다는 측면에서 가시성이 높다"라며 "2022년 미국 전기차 시장의 침투율은 6.7%로 중국 27.2%, 유럽 19.0%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IRA도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지원하는 만큼 향후 성장 여력 및 가시성이 매우 높아 LG마그나의 외형 성장이 담보된다"고 덧붙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e파워트레인은 당분간 연평균 50%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며 "이르면 2025년부터 자동차부품이 매출액 규모에서 가전에 이은 2대 사업부로 자리잡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올해 베트남 전장 R&D센터 법인 승격...신사업 '전기차 충전기' 판매 개시 

LG전자는 e파워트레인뿐 아니라 올해 전장사업에서 공격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월 LG전자는 전장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운영 중이던 R&D센터를 공식 법인으로 승격시켰다. 

LG전자 베트남 R&D법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검증을 담당한다. 베트남 R&D법인은 전장부품 관련 개발인력을 현재 750여명에서 내년까지 1천 명 수준으로 30% 이상 늘릴 계획이다.

2023년 3월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사진 왼쪽 두 번째부터)LG전자 베트남 R&D법인장 정승민 책임,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오영주 대사, LG전자 VS연구소장 이상용 전무 등 주요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LG전자 베트남 R&D법인 개소식’을 진행했다.(사진=LG전자)

지난 5월에는 LG전자의 차량용 조명 자회사 ZKW가 독일 레하우오토모티브와 함께 조명, 센서 등을 통합한 '지능형 차량 전면부' 개발에 돌입했다. 양사가 개발하는 지능형 차량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는 전기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올해 신사업으로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시작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전기차 충전 기업 애플망고를 ‘하이비차저’로 사명을 바꾸고, 지난달부터 전기차 충전기 4종을 출시 및 생산에 들어갔다. 

LG전자가 하이비차저의 지분 60%를, GS 계열이 지분 40%를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충전소 운영 노하우 및 사용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GS와의 협업을 통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향후 맞춤형 복합 충전소 건설도 추진하고, 성장 확대 폭이 큰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 출시와 현지 충전 사업자와의 사업모델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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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비차저 전기차 충전기 라인업. (사진 왼쪽부터) 100kW, 200kW, 7kw 스탠드형, 7kw 벽부형 (사진=LG전자)

이밖에 LG전자는 지난 2월 국제 공인시험인증기관인 TUV라인란드로부터 차량 사이버보안 관리체계(CSMS)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으로 유럽경제위원회 회원국에 차량을 판매하는 완성차 고객들에게 사이버보안을 갖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텔레매틱스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문을 연 셈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 초 1월 CES 2023 전시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전장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하고 고속도로에 진입했으니 이제 액셀을 밟을 일만 남았다"라며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하는 소프트웨어(SW) 기반 차세대 IVI(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을 준비 중이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도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