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자사주 소각에도 주가는 '잠잠'..."추가 소각 필요"

증권가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디지털경제입력 :2023/05/31 16:37

최근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에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SK그룹 지주사 SK 주가는 다양한 주가 부양책에도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 주가는 16만7천800원에 마감했다. 전일 대비 2.84% 하락한 수치이다. 앞서 3월 SK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2천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각했다.

SK 주가 지난 1년간 추이 (사진=네이버증권 캡쳐)

하지만 자사주 소각 이후에도 SK 주가는 여전히 16만~17만원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초만해도 25만원대를 넘어섰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시장수익률을 크게 초과해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 연이어 SK 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하반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최근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는 SK 주력 상장 및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 악화와 함께 기업의 투자 활동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2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흥국증권도 예상보다 부진했던 실적을 반영해 SK 목표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24만원으로 조정했다.

SK는 1분기 매출액 32조7천억원, 영업이익 1조1천억원으로 컨센선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 및 반도체 시황 악화로 SK이노베이션과 SK스퀘어의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또한 주력 비상장 자회사인 SK E&S, SK 실트론, SK 머티리얼즈 CIC 등도 SMP 상한제, 원가 상승, 수요 부진 등을 반영하며 전반적으로 실적이 둔화했다는 분석이다.

SK는 투자형 지주회사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자회사 실적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는 또 다른 주가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IPO 시장 침체, 비상장사 멀티플 하락 등도 SK의 성장 전략을 평가절하시켰다”며 “투자를 통한 높은 투하자본수익률(ROIC) 달성 보단 보유 자산 또는 자본을 효율화해 배당 확대 등의 주주환원율을 높이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종로 SK서린사옥

SK가 지난해 주당배당금(DPS) 5천원 자사주 2천억원 등 총 4천8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보유 자사주(25.5%)를 활용한 추가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앞서 하나증권도 목표주가를 28만원을 하향 조정했다. 주요 비상장자회사의 이익추정치 하향에 따른 지분가치 하락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이어 1분기도 실적 측면에서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하반기 중 개선 기대감은 있지만 가시성은 높지 않은 상황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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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역시 “주요 자회사들의 미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총주주환원율을 의미있게 상향하거나 기보유 자사주 추가 소각 또는 구체적인 활용 방안 발표 등 보다 뚜렷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SK가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고, 자사주 소각도 주주환원 옵션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공시한 만큼 추가 자사주 소각이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