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동 서비스, 금융·핀테크 경계 허문다

[이슈진단+] 대환 대출이 가져올 변화

금융입력 :2023/05/31 12:25    수정: 2023/05/31 13:44

손희연, 조성진 기자

31일부터 모바일 플랫폼이나 각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신이 받은 대출을 한번에 조회하고, 더 나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출 이동 서비스가 개시됐다.

하지만 플랫폼 별로 제휴 금융사가 천차만별이고, 대출 보유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제공하는 대출 상품군이 한정된 상황이다.

현재는 53개 금융사에서 받은 10억원 이하의 직장인 대출, 마이너스통장(한도 대출) 등 신용대출만 갈아탈 수 있지만, 연말까지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로 상품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 또 금융 및 핀테크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서비스 초기, 한정적인 금융사와 상품 아쉬워

금융소비자들이 '대출 이동 서비스'를 쓰는 이유는 하나다. 한 번에 다양한 금융사의 대출 상품을 조회하고 보유한 상품과 비교해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금융사 상품만 보유한 서비스보다는 다양한 금융사 상품을 조회할 수 있는 플랫폼 이용도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이 서비스하고 있는데 프로세스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 동의 ▲개인 및 신용정보 조회 ▲대출 조회 등의 절차를 거친다. 카카오페이와 토스서 해본 결과 보유한 신용 및 마이너스 대출 금융사와 금리, 한도를 조회한 후 이보다 더 높은 한도나 낮은 금리의 상품을 추천해줬다.

그렇지만 편익을 누리기 위해선 제휴한 금융사와 상품 종류가 더 늘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페이(21개사) 카카오페이(24개사) 토스(17개사)로 각기 다른데 상품은 한정적이다. 카카오페이에서는 보유 대출 상품을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은 한 가지로 동일했으며, 토스는 2금융권 상품이 주로 있어 갈아탈 수 없었다. 각 사들은 서비스 초기인 만큼 제휴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7월부턴 카드론도 비교…KB국민카드 참여

신용대출 외에도 7월 1일부터는 카드론(장기 카드 대출)도 비교해 보고 카드론도 바꿀 수 있게 된다. 여신업계에선 카드론이 주된 수익원인 만큼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가져올 파급력을 따져보며 해당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카드업계에선 KB국민카드가 유일하게 대환대출 플랫폼 ‘이지대환대출’을 선보였다. 롯데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등 6개사 모바일 앱에선 마이데이터 가입 없이도 타 금융사에서 받은 기존 대출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디지로카앱에서 은행, 저축은행, 카드 및 캐피탈사 등 53개 금융사에서 받은 기존 가계신용대출 정보를 조회 비교하고 '로카머니 대환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오는 31일에 발맞춰 금융사의 대출을 갖고 있는 고객이 우리카드의 카드론 및 신용대출로 대환 대출하실 수 있는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 등 금융지주 바탕의 카드사들은 타사 대출 현황 확인 수준에 그치지 않고 결국 KB국민카드처럼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마이데이터 사용 촉발…금융·핀테크 경계 무너질 듯

대출 비교 및 이동 서비스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는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플랫폼과 금융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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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오픈뱅킹 도입과 마찬가지로 금융사와 핀테크 금융 서비스 간 경계는 더욱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사는 대출 중개 업체로, 직접적인 대출까지는 금융사 앱이나 웹을 이용해야 하지만 대출 계약 약정을 위한 첫 접점이 꼭 금융사가 아니어도 되는 경험이 생기기 때문이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대출 고객을 잡아둬야 함과 동시에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업계선 자산 관리 서비스의 접점으로 대환 대출 서비스가 될 수 있는 만큼 플랫폼과 다른 자산 관리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앱 이용자 확대를 통한 자체 플랫폼 영향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