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가 내세운 비전은 무엇일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외길만 걸어온 KG모빌리티는 쌍용자동차 이전 신진자동차 시절 1969년 신진 지프 1기형을 생산하면서 그 역사를 시작했다. 회장님 차로 유명했던 체어맨을 제외하면 SUV와 픽업트럭을 강점으로 둔 묵직하고 강력한 레저용 차량(RV)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쌍용의 아픈 역사를 딛고 KG모빌리티는 재도약의 기회로 찾고 있다. 그 첫 시작을 렉스턴 브랜드로 정한 이유는 KG모빌리티의 주력 차종인 SUV와 픽업트럭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토레스 이후 정립된 디자인 언어인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를 이어 보여줄 적합한 차종이기도 하다.
지난 11일부터 1박 2일간 KG모빌리티 시승기회에 참여해 강원도 일대에서 렉스턴 뉴 아레나와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을 타봤다. 특히 정전 70주년을 맞아 로디우스, 코란도 등 군차량으로도 지정된 바 있던 KG모빌리티의 오프로드 성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비포장도로를 경험할 수 있었다.
시승 중 가장 인상적인 코스는 와인딩을 포함한 온로드 코스와 오프로드 코스로 시승 첫날 오전과 오후 두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온로드 코스는 강원도 춘천에서 화천 소재 평화의 댐까지 총 81㎞ 거리로 구성됐다.
코스 중 와인딩은 15㎞로 굽이진 강원도 산길을 달렸는데, 오프로드를 위해 18인치의 AT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불편함 없이 조향을 가능케 했다. 기본은 20인치 스퍼터링 휠로 오프로드 휠보다 더 안정적인 주행감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차체의 크기와 2.2 디젤 엔진에 비해 운전대(스티어링휠)가 너무 가볍다는 느낌도 들었다. 차체에 비해 가벼운 조향감은 편리함과 불안정함을 애매하게 요동치면서 운전자에게 긴장감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시승 차량은 렉스턴 뉴 아레나 ‘더 블랙’ 색상으로 내부는 마룬레드 스웨이드 퀼팅 패키지가 적용됐다. 외관의 블랙 색상과 내부의 레드 색상은 고급차라는 분위기를 보여줬다. 단 실내 디자인은 조금 고전적인 느낌이 들었다.
오프로드에서는 렉스턴 칸&스포츠 쿨멘으로 주행했다. 비포장도로와 움푹 패인 산악 도로를 거침없이 지나쳤다. 강원도는 최전방 지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철원부터 화천, 양구, 고성 등 구간은 비무장지대(DMZ)를 끼고 있다. 그만큼 도로가 험난하고 포장돼 있지 않은 날 것의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비포장도로는 흙과 돌로 덮여있다. 돌은 바퀴의 적이라고도 한다. 기자는 강원도 양구에서 운전병으로 군생활을 했다. 뾰족하고 두꺼운 바위는 산악지형을 달리기 적합한 군용차에도 위험하다. 하지만 렉스턴 칸&스포츠 쿨멘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산악 도로를 누볐다.
오프로드 주행 모드는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후륜구동으로 효율적인 주행을 지원하며 지형에 따라 특화된 4륜 고속(4WD High), 4륜 저속(4WD Low) 모드를 선택해 구동할 수 있다.
렉스턴 칸&스포츠 쿨멘은 노블레스' 모델로 옵션인 4WD시스템, 사이드&커튼에어백, 어드벤처 패키지, 오프로드 사이드스텝 등을 장착했다. 2.2LET 디젤 엔진과 아이신사의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을 갖췄다.
렉스턴 뉴 아레나와 쿨멘는 산길도 일반 도로와 같이 달렸다. 다만 편의사양과 안전사양이 아쉬웠다. KG모빌리티의 고급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음향 품질은 잘 만들어진 차의 오점으로 작용할 만큼 부족한 성능을 보였다.
두 차량의 복합연비는 주행마다 확인했을 때 평균적으로 9㎞/L로 나타났다. 시승한 렉스턴 뉴 아레나와 칸 스포츠 쿨멘의 가격은 각각 5천173만원, 4천46만원이다. 각 차량은 개별 옵션을 더한 상태로 차량마다 상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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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성능과 차체 등 디젤 엔진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디젤 엔진 일색인 점은 아쉬웠다. 최근 유로6D 스텝2를 충족하는 등 디젤 엔진 기술이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저물어 가는 내연기관 엔진이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KG모빌리티는 앞으로 전동화 전략에 충실한 모델들을 구현할 전망이다.
전기 픽업트럭과 SUV가 시장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따른 대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KG모빌리티로로 사명 전환 후 로고가 부착된 첫 번째 차량이라는 자부심을 가질만하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