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큰 고비를 넘었다.
유럽연합(EU)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간의 합병을 공식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 게임을 클라우드 플랫폼에 개방하는 것을 조건으로 두 회사 합병을 승인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시장의 여러 경쟁 기업들에게 라이선스 계약을 제공하기로 동의했다. 이 조건에 따라 EU 이용자들은 모든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서 블리자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영국에서 합병 승인에 실패한 마이크로소프트는 EU의 동의를 이끌어내면서 한 숨 돌리게 됐다.
영국 규제 기관인 시장경쟁국(CMA)은 지난 달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반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당시 CMA는 두 회사를 합병할 경우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자사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만 독점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CMA는 경고했다. 이렇게 될 경우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건전한 경쟁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해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90억 달러(약 82조 원)에 매입하면서 미국 IT 역사상 최대 인수 합병(M&A) 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6년 델이 EMC를 인수할 때 지급했던 670억 달러였다.
게임 시장의 두 강자가 전격 합병하면서 세계 각국 규제 기관들이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등으로 콘솔, PC 게임 분야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규제기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를 인수하게 되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준비해 왔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의 인기 게임 타이틀인 '콜오브듀티'를 닌텐도 플랫폼에도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관련기사
- "EU, MS의 블리자드 인수 다음 주 승인"2023.05.11
- MS, 영국에 뿔났다…"블리자드 합병 반대는 나쁜 결정"2023.04.28
- 액티비전블리자드, 1분기 순이익 9907억원...전년比 87%↑2023.04.27
- 英, MS-블리자드 합병 반대…"클라우드 게임 경쟁 저해"2023.04.27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확정되기까지는 여전히 난관이 예상된다. 영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로 게임 시장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