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는 ‘생사 갈림길, 골든타임’ 연재를 시작합니다. 관련 국내 전문가들이 직접 필자로 참여해 우리나라 응급심뇌혈관 치료 시스템의 문제와 분석,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심뇌혈관질환은 환자 수 1천만 명 이상, 진료비용 연간 10조원 이상, 전체 사망자수의 22%를 차지하는 대표적 필수중증질환으로 발병 후 골든타임 내 치료가 장기 예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초응급질환이다.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 등 잇따른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응급심뇌혈관질활에 대한 국가보건의료정책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에 지난 1월 31일 정부는 중증심뇌질환 응급분야에 순환당직제 등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제공과 공공정책수가 시범사업 도입 등을 제시하였으나 임상현장의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사실 최근의 필수의료 공백은 우리나라의 행위별 수가제와 상대가치제도의 문제점이 누적되면서 필연적으로 생긴 부작용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으며, 심뇌질환에 대한 응급의료기본대책이 20년 이상 똑같이 반복되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이제 특단의 대책이 아니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이미 힘들고 어려운 응급심뇌질환에대한 전문인력은 급격히 감소하고 고령화되고 있어, 심뇌질환의 발생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 사회를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위협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문제이다.
특히 뇌졸중은 잘 알려져 있듯이 골든타임 내 빠르고 적절한 치료가 후유장애를 최소화하고 예후를 향상하는데 직결된다. 문제는 국내 뇌경색 환자들이 증상 발생 후 병원을 방문하는데 까지 소요되는 평균 시간을 보면 41시간으로 약 70% 환자들이 3시간을 지나서 병원에 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맥내혈전용해제 투여율도 선진국 중 유일하게 감소하는 나라로 뇌졸중의 급성기 치료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심근경색의 30일째 치명률 역시 8.9%로 OECD 평균(6.6%)보다 높다. 이는 골든타임이 중요한 급성기 심뇌질환 치료 시스템이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환자를 현장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뇌졸중 환자의 재전원율은 지역에 따라 9.6%~44.6%로 상당히 높으면서 지역별 격차를 보이고, 의료 인프라가 가장 좋다는 수도권도 6명 중 1명은 첫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워 다른 병원으로 전원 되고 있다.
이렇게 전원되는 사이 안타깝게도 골든타임을 놓치고 적절한 치료를 못 받아 회복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응급이송체계 및 뇌졸중치료체계가 미비하여 제때 치료 가능한 병원에 도착하지 못한 것이 환자의 책임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필자를 비롯해 응급심뇌질환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10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응급심뇌질환 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증례와 함께 하나씩 구체적으로 짚고 넘어가면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과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병원들은 왜 환자를 못 받겠다고 하며, 응급 환자들은 왜 병원을 전전해야 하는지. 병원간 이송이 늦어지고 보호자가 직접 뛰어 다니며 치료받을 병원과 이동수단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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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 환자로 과밀되어 중증 환자를 받지 못하는 응급실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진정 우리나라에 뇌혈관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가 부족한 상태인지, 권역심뇌혈관센터는 제대로 기능하고 있으며 현재로 충분한지.
지역 응급의료센터는 왜 심뇌혈관 진료 기능을 책임지지 못하는지, 응급 심뇌질환 전문치료인력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심뇌혈관진료가 취약한 지방의료는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실제 의료현장을 담당하는 전문가들로부터 현재 실태와 대안에 대해 직접 듣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