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위 스테이블코인 테더가 올해 1분기 2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내는 등 좋은 실적을 올렸다.
한때 준비금 정보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자금이 이탈하기도 했으나, 경쟁 코인들이 악재에 부딪치는 반면 자금력을 키우면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테더는 10일(미국시간) 1분기가 끝나는 지난 3월31일 기준 재무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더는 1분기에 14억8천만 달러(약 1조 9천56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7억 달러였던 지난 분기 순익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준비금도 역대 최고치인 24억4천만 달러(3조 2천247억원)로 늘어났다. 총 자산은 818억 달러(약 108조 1천69억원)다.
토큰 유통량도 20% 증가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일 현재 테더 유통량은 826억여개다. 2, 3위 스테이블코인인 USD코인(USDC)이 301억개, 바이낸스USD(BUSD)가 57억개인 데 비해 압도적인 편이다.
1년 전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계기로 테더도 토큰 발행량 이상으로 준비금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바 있다. 회계 감사 보고서의 신빙성 문제와 더불어 준비금 자산 중 기업 어음에 대한 리스크 문제도 제기됐다. 이런 영향을 받아 시가총액이 급락했는데, 최근 들어 테라 사태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가총액 규모도 회복됐다.
준비금에 대한 시장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테더는 기업 어음 자산을 전부 없애고, 준비금 상당량을 미국 국채로 배분했다고 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전체 자산 내역도 공개했다. 현금 등가물 및 기타 단기 예금은 약 85%다. 담보 대출 비중은 6.5%로, 이전 8.7%보다 줄였다고 강조했다. 금은 4%, 비트코인은 2%를 차지했다. 신규 발행된 테더에 대한 준비금은 미국 국채 또는 오버나이트 레포(환매조건부채권)로 뒀으며 준비금 중 미국 국채 비중은 역대 최고치라고 밝혔다.
테더는 향후 유동성을 보다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해, 은행 예금 비중을 줄이는 대신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테더의 이런 상승세는 같은 기간 USDC와 BUSD가 내리막길을 걷는 사이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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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DC의 경우 올 들어 나타난 미국 은행 위기에 타격을 받았다. 준비금 일부가 보관돼 있던 실리콘밸리은행(SVB)가 지난 3월 파산함에 따라 지급 능력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이탈, 토큰 가치가 일시적으로 0.88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약 440억 달러까지 올랐던 시가총액이 300억달러까지 하락했다.
BUSD는 미국 당국에 의해 발행이 중단됐다. 지난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등록 증권으로 보고 고소한 뒤, 뉴욕금융감독청(NYDFS)이 이런 명령을 내렸다. BUSD 시가총액은 지난해 11월 230억 달러 대까지 늘어났지만, 현재는 규제 소식이 알려진 뒤 지속 감소해 현재 57억 달러 대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