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이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에 따른 업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근로자도 AI로 소모적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들은 생성 AI 도입으로 일자리를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하기보다 업무 능력 향상 효과를 기대했고, 기업 경영진도 사람을 AI로 대체하는 것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일 ‘업무동향지표 2023’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업무에 대한 전세계 기업들의 현황과 인식, 문제점 등을 분석해온 ‘마이크로소프트 업무동향지표’는 올해 조사에서 본격적으로 AI의 업무 활용에 대한 인식을 다뤘다.
이번에 공개한 업무동향지표 2023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1개국 3만1천명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와 마이크로소프트 365에서 집계된 수 조개의 생산성 신호, 링크드인의 노동 시장 트렌드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AI 시대가 업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준다.
오성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모던워크 비즈니스 총괄팀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조사로 혁신을 가로막는 디지털 부채, 새롭게 등장한 AI와 근로자 간 동맹, AI 적성 및 역량 강화의 필요성 등의 주요 인사이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업과 근로자 모두 늘어난 커뮤니케이션 부담 집중할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으며, 성장과 혁신을 위한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 62%는 정보 검색,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해 창작이나 숙고, 사회적 협업에는 적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 64%(한국 62%)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답했는데, 이러한 근로자들은 혁신과 전략적 사고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3.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 사용 패턴(평일)을 보면, 사용자들은 평균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57%, 창작 업무에 43%의 시간을 소비했다. 이메일을 가장 많이 사용한 그룹은 이메일에 주당 8.8시간을, 미팅에 가장 많이 참여한 그룹은 미팅에 주당 7.5시간을 사용했다. 이는 매주 이메일, 미팅 등 커뮤니케이션에만 업무일 기준 이틀 이상을 소비한 것과 같다.
오성미 팀장은 “근로자 업무 시간 중 57%는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되고 있으며, 일주일 중 이틀에 해당하는 시간을 이메일 작업이나 온라인 회의 참여에 소비하고 있다”며 “근로자들은 AI에 대해 고용안정성을 우려하기보다 AI에게 업무를 위임해 더 중요한 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겠다는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AI 발전에 뒤따라오는 화제 중 하나는 실직에 대한 두려움이다. 응답자 49%(한국 57%)는 고용 안정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놀랍게도 70%(한국 74%)는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많은 업무를 AI에 위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근로자들이 AI의 유용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우려보다 기대의 시선으로 AI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은 행정업무(76%) 뿐만 아니라 분석(79%)과 창작(73%) 업무에도 AI를 사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는데, 행정(84%), 분석(85%), 창작(77%) 업무에서의 AI 활용에 대한 기대치는 글로벌 평균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유사한 경향이 리더 그룹에서도 나타났다. ‘직장에서의 AI 이점’을 묻는 선택형 질문에 관리자들은 직원 생산성 향상(31%)을 가장 큰 이점으로 꼽았다. 이 외 업무 자동화(29%), 직원 복지 향상(26%), 고가치 업무를 위한 환경 조성(25%) 등이 포함됐다. 반면 인력 감축은 16%로 전체 답변 중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한국 관리자들도 34%의 높은 비중으로 AI의 가치를 생산성 향상에 두고 있으며, 이는 인력 감축(18%)보다 1.8배 높은 수치다.
오 팀장은 “근로자의 실제 AI 활용 용도는 정보 검색, 미팅 요약, 분석, 플래닝, 행정작업 등으로 나타났으며 창작업무에 활용하는 수준도 매우 높다”며 “기업 리더들은 근로자들이 불필요한 작업을 줄이며 실질적인 생산성을 높이고 더 많은 비즈니스 성과를 드라이브하는데 시간을 쏟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기대에도 불구하고 AI 시대를 대비하는 역량 확보가 과제다. AI의 발전은 사람과 컴퓨터 간 새로운 상호 작용 모델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과 같은 새로운 스킬을 요구하게 된다. 리더 그룹의 82%(한국 82%)는 직원들이 AI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스킬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링크드인 분석 결과 고용시장에서 생성 AI 역량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 구인 항목의 79%는 GPT를 언급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대비해 33배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AI가 단순히 일을 바꾸는 것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업무 방식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보고서에서 조직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일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이 AI와 함께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 팀장은 “요구되는 새 역량으로 분석적 판단이 30%로 가장 많으며, 생성 AI 결과물에 대한 진위 판단, 감성적 지능 기반의 내용 평가, 편향성 감지와 처리 등도 중요하다”며 “AI를 도입하면 일하는 방식이 기존과 달라지게 되므로, 기업 내 업무 전반을 보고 전체 프로세스를 새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사고적 유연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365 코파일럿의 테스트 참가 기업 중 하나인 셰브론의 피드백을 보면, 직원이 AI와 사람의 독창성을 결합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내고 빠르게 업무를 시행할 수 있다고 한다”며 “100% 정확하지 않은 결과라도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시작점을 주고, 향후 업무를 어떻게 바꿔야겠다는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업무동향지표 보고서 발표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365 코파일럿’의 조기 접근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3월 첫 공개 당시 셰브론, 제너럴모터스, 굿이어 등 20개의 제한된 기업과 조직에서 마이크로소프트365 코파일럿을 테스트해왔는데, 새 프로그램 도입으로 600개 기업이 추가로 선정돼 테스트를 진행하게 됐다. 코파일럿 조기접근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365 E3나 E5 라이선스를 보유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과 마이크로소프트 비바의 신규 기능도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의 화이트보드 기능에 코파일럿을 탑재해 미팅과 브레인스토밍을 더욱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파워포인트는 오픈AI의 달리(DALL-E)를 통합하게 됐고, 아웃룩, 원노트, 루프, 비바 러닝 등에도 코파일럿 기능이 추가, 확대된다.
코파일럿용 시맨틱 인덱스가 추가돼 고객의 엔터프라이즈 검색 결과를 개선한다. 코파일럿용 시맨틱 인덱스는 일종의 데이터 맵으로, 사용자 의도와 개인 및 회사 데이터를 이해한다. 예를 들어, ‘3월 판매 보고서’를 검색하면, 단순히 해당 단어가 포함된 문서를 찾는 대신 ‘보고서는 재무팀 어느 담당자가 엑셀로 작성했다’는 사실을 이해해 문서를 찾고, 관련 정보를 보여준다.
오성미 팀장은 마지막으로 책임있는 AI 설계를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레임워크를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원칙(공정성, 신뢰성과 안전보장, 개인정보보호와 보안, 포용성, 투명성, 책임성)과 책임 있는 AI 표준을 비롯해 AI에 대한 오랜 시간의 리서치와 개인 정보 머신 러닝에 대한 수십 년간의 연구를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또한 여러 분야의 연구원, 엔지니어 및 정책 전문가로 구성된 팀과 협력해 AI 시스템의 잠재적인 위험 요소와 완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책임 있고 윤리적으로 AI가 개발 및 사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오 팀장은 “AI나 기술이 빠르게 혁신되고 많은 현장에서 도입되면서 기대만큼 우려와 새 규제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책임감을 갖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테스트와 검증 절차, 고객과 정보 공유, 규제 등에 대응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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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마도 현세대의 우리는 현직에서 AI를 실제로 도입하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며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대응하며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업무동향지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대다수 근로자들이 이미 AI가 업무에 주는 이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기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AI는 업무를 돕는 부조종사로서 완전히 새로운 업무 방식을 가져와 직원 개인의 창의적 업무를 돕고 나아가 조직의 성공을 도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