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성공한 한국GM…향후 과제는?

국내 실적 눈에 띄게 개선…노조 갈등 해소·차량 전동화 패러다임 앞당겨야

카테크입력 :2023/05/09 16:28    수정: 2023/05/09 16:47

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한국GM)이 국내 실적 상승에 드라이브를 건다. 글로벌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국내 인도가 시작되면서 판매량 우상향 곡선을 탔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신차 출시에 이어 프리미엄 수입 정비에도 나서 고객 경험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산재해 있다. 국내 자동차 기업이면서도 한국 기업의 이미지가 희석된 부분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온 노조 문제, 전동화 패러다임에 뒤처지는 사업전략 등이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올해 흑자전환을 앞둔 만큼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GM은 국내에서 전월 대비 207.82% 증가한 5천230대를 판매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ACTIV (사진=한국GM)

지난달 판매량이 급등한 요인으로는 지난해부터 기대작으로 꼽히던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본격 국내 인도가 시작된 것이 주요했다는 업계평이다. 한국GM에 따르면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달 5일 고객 인도가 시작됐다.

한국GM은 해외 시장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말부터 트랙스의 글로벌 인도가 시작되면서 3월 해외에서 3만9천82대를 판매했다. 지난달에도 3만6천3대를 기록했다. 인기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는 1분기 내내 국내 자동차 수출 1위를 기록하고 트랙스는 지난 3월 수출 실적 상위 5위에 올라섰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사전 예약 당시만해도 7일만에 1만3천대가 계약됐다. 인도가 시작된 시점부터 계약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난 2018년에 비해 한국GM의 국내 대리점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트랙스 출고는 한달에 3천대가 한계인 것으로 업계에서 보고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이 개발단계부터 진두지휘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지자 지난 4일 실판 아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방한해 국내 부평 사업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최고 트림에 풀옵션 가격이 3천을 넘지 않는 가격에 강력한 기본 장착 옵션은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의 결실이 보였다는 평가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CEO(최고경영자) 취임 이전 한국GM 연구소 GMTCK 사장을 역임하며 신형 트랙스 개발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사진=한국GM)

국내 고객 경험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 3월 한국GM은 글로벌 애프터마켓 부품·서비스 브랜드 AC델코의 국내 진출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알렸다. AC델코는 GM 자회사로 GM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 부품을 판매하고 수리하는 애프터마켓업체다. 저렴한 가격과 글로벌 공급망으로 한국GM 고객의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GM은 아직 풀어가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한국GM은 국내 자동차 기업으로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가입돼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GM의 한국사업장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의 이미지가 희석되어 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GM은 오랫동안 강성 노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난해 노조와의 협상을 일부 해결했지만, 올해 또다시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및 임협(임금협상)을 앞두고 있어 노조 리스크가 다시 붉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전환 가속화 전략 부재도 직면했다. 현재 한국GM이 생산하는 차량 중에는 전기차가 없다. 현대차와 기아, KG모빌리티를 빼면 국내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실판 아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에게 국내 전기차 투자를 요청했으나 아직은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민 사장은 “한국GM은 최근에 출시한 신차에 집중해야 할 시기이므로, 미래차 배정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GM과 한국GM은 앞으로도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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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한국GM이 국내 전기차 생산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생산 차량을 주로 미국으로 수출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IRA 등 전기차 지원금이 북미에서 생산된 차량만으로 한정된 상황에서 GM이 한국에서 생산해서 가져가야 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찾기 힘들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한국산 차량에도 동일한 혜택을 줄 수 있게 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