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사건(1호·2호)에 대해 법원이 매우 엄중한 형량을 내림에 따라, 판결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시사점을 찾기 위한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다.
최근 중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해 1월 해당 법 시행 이후 원청 대표이사가 구속된 첫 사례다.
앞서 온유파트너스는 1심에서 대표가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온유파트너스는 1심 선고 후 항소를 포기해 유죄가 확정됐다.
전문가들은 사업주의 의무 위반과 사망사고 사이 인과관계 불명하다고 지적했다. 1호·2호 사건 모두 검찰의 공소사실(범죄 혐의)을 피고인(대표이사)이 인정함에 따라, 재판과정에서 사업주의 의무 위반과 사망사고 사이 인과관계 성립 여부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중처법 1호·2호 판결은 피고인이 자백을 하다 보니 법적 다툼이 없어 법원에서 사실상 검토를 하지 않았다”며 “이번 판결이 실체적 진실을 담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다른 사건에 시사하는 점은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공소사실에 너무 많은 허점이 보이며, 유죄라고 결론을 내려놓고 이것에 꿰맞추기 위한 논리 전개를 했다는 느낌이 확연하다”며, 법원에서 유무죄가 다퉈지지 않으면 고용부의 자의적 수사와 검찰의 기소가 남발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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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중처법 제정 이후 법 위반사항과 사망사고와의 인과관계가 어떻게 인정될 수 있는지 논란이 많았는데, 1호·2호 판결은 자백으로 인해 법원이 정밀한 논증 없이 인과관계를 쉽게 인정했다”며, “추후 인과관계를 적극 다투는 사건에서의 법원 판결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총 임우택 안전보건본부장은 “중처법의 과도한 처벌규정에도 이번 판결은 인과관계 입증에 대한 철저한 법리적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며, “안전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 중한 처벌이 부과되지 않도록 법 적용 시기를 추가로 유예하는 등 정부가 하루빨리 중처법 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