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배달 안 한다"...배민 라이더 파업 공식화

기본 배달료 3천→4천원 인상안 등 단체교섭 최종 결렬

인터넷입력 :2023/04/28 14:44    수정: 2023/04/28 17:17

배달의민족(배민) 라이더들이 ‘어린이날 파업’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9년째 동결된 기본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배민 물류 서비스 운영사 우아한청년들과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단체교섭을 이어왔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배민라이더스와 배민커넥터들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 플랫폼노동조합은 28일 서울 송파에 위치한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등 쟁의행위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노조 소속 라이더들은 배민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원)’ 주문 배달 등을 전담하고 있다. 배민은 이용자와 자영업자로부터 건당 배달료 6천원(중개 수수료 별개)과 일정 거리 초과 시 추가 요금을 받고 있는데, 이때 라이더가 받는 기본 배달료는 9년 동안 3천원으로 책정돼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 노동조합이 윤석열 정부에 ‘소화물 배송대행업 공제조합(배달업 공제조합)’ 예산 편성을 요구하며 오토바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라이더들은 최저임금·물가 상승에 맞게, 기본 배달료도 4천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우아한청년들과 작년 8월부터 이달 초까지 15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노사는 전날 중앙노동위원회 주관으로 2차 조정 회의를 열어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교섭은 최종 결렬됐다.

이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찬성율이 88.14%에 달해 파업을 결정했다. 라이더들은 내달 1일 우아한형제들 항의 방문과 규탄 집회, 오토바이 행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한다. 어린이날인 다음 달 5일엔 이용자와 함께 주문 파업(불매운동)도 예정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 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배민에 여러 방향을 제시했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월 1천만건에 육박하는 배민1 서비스 주문건당 1천원만 잡아도 1천200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는데, 배민은 배달료에 대해선 ‘하나도 올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말했다.

28일 배민라이더스와 배민커넥터들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 플랫폼노동조합은 서울 송파에 위치한 배민 운영사 우아한청년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날' 파업을 예고했다.

노사 교섭 과정에서 배민은 라이더에게 주 100건 배달 업무를 하면 5만원을, 150건 달성 시 추가로 10만원을 각각 지급하는 주간 단위 인센티브 요금 체계를 제안했다. 단, 라이더들은 해당 기준을 충족하려면 연간 240일, 하루 8시간 이상 고강도 노동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과연 배민이 우리를 동반자로 인식하는지, 아니면 배달하는 기계로 보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기본 배달료 인상 외 배민 라이더들은 전업 라이더 중심성 강화와 지난달 배민이 출시한 묶음배달 서비스 ‘알뜰배달’ 요금 체계 개편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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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배민 노조 교섭위원은 “배민이 지난해 영업이익 4천200억원을 달성한 건 라이더들의 피와 땀으로 거둔 성과”라며 “배민이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수익 보장 시스템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했다.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파업 당일 상황에 따라 이용자들이 정상적으로 배달받을 수 있도록 점검,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