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벤처기업·스타트업에 복수의결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의결됐다. 오는 27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2020년 12월 법안이 발의된 이후 지난 2년여간 업계는 이 법안 통과를 강력히 요청해왔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무회의를 거쳐 6개월 뒤인 오는 10월께 시행된다. 유니콘이 많은 미국과, 중국, 영국, 인도 등은 이 제도를 이미 도입, 시행하고 있다.
26일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비상장 벤처기업·스타트업에 복수의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복수의결권은 비상장 벤처 및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창업자 지분율이 30% 밑으로 떨어지거나 최대 주주 지위를 상실할 때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한 제도다. 단, 총주식 75% 동의가 있어야 발행할 수 있고 존속기한은 발행후 최대 10년이다.
지난 2020년 12월 중기부가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2년여 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민단체 등 일부가 복수의결권이 자칫 소액주주 권리를 침해하거나 재벌의 증여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투자 분위기가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벤처, 스타트업이 힘겨워하고 있는데 응원군을 만난 셈이다.
개정안이 법사위 문턱을 넘자 그동안 이 법안 통과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3만 5천 벤처기업과 83만 종사자가 다시 한 번 호소한다. 복수의결권 제도가 하루빨리 도입되어 벤처 창업자들이 경영권 위협 없이 기술혁신과 기업성장 및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다할 수 있도록,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위기 극복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본회의에서 신속히 의결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는 논평을 냈다.
논평에서 협의회는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3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희망과 좌절을 반복하며 법안 통과를 기다려왔다면서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비상장벤처기업 창업자가 외부자본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지분비율 희석으로 인한 경영권 위협과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경영활동을 지속하는 데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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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재벌 대기업 총수의 세습수단 악용, 상법원칙과의 상충,소액투자자들의 피해우려 등 법안과 무관한 가정적 상황에 대한 일각의 의견으로 오랜 시간을허비해야 했다"면서 "이번 개정안은 그간 상임위와 업계 등 치열한 논의를 통해 제도적 안전성을충분히 마련한 법안이다. 이는 비상장 벤처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례법으로, 재벌기업은 원천적으로 이 법안의 대상이 아니다. 아울러 상법1주 1의결권 원칙과의 상충을 우려하는데, 이미 상법에는 대주주3%룰 및 무의결권주식 등 1주 1의결권 원칙의 예외가 존재한다.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은 반대를 위한 구실일 뿐 법률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경제시대, 혁신벤처기업을 필두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중대한 시점에서 제도 악용에 대한 우려만으로 복수의결권 제도를 도입을 반대한다면 우리 벤처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