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X세대' 로망 푸조, 정숙하고 고급진 '508'로 복귀

복합연비 17.2㎞/ℓ, 최고출력 131마력…가격은 4590만원부터

카테크입력 :2023/05/01 08:27    수정: 2023/05/01 17:21

우리나라에서 세단의 대명사는 쏘나타였다. 특히 강남 지역에서 자주 보이는 수입차에 ‘강남 쏘나타’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최근 세단 모델이 위기를 겪는 가운데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효율 높은 친환경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고연비를 강조한 508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푸조는 과거 X세대(1960년대 후반에 출생한 세대)에게 로망이던 시절도 있었다. 효율적인 디젤 엔진에 수입차 대비 적정한 가격, 유럽 특유의 스타일을 담은 디자인 등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2022년형 푸조 508은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푸조가 강조하는 페스트백 스타일 세단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시승 기회로 푸조 508 GT PACK 트림을 타봤다. 3박4일간 서울과 경기 일대, 강원도 원주시 등지를 달려봤다. 시승 거리는 약 420㎞다. GT PACK 트림의 공인 연비는 17.2㎞/ℓ로 실제로 고속도로 주행 후 18.1㎞/ℓ, 도심 주행은 17.8㎞/ℓ로 나타났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시승 기회로 푸조 508 GT PACK 트림을 타봤다. 3박4일간 서울과 경기 일대, 강원도 원주시 등 달려봤다. 시승 거리는 약 420㎞다. GT PACK 트림의 공인 연비는 17.2㎞/ℓ로 실제로 고속도로 주행 후 18.1㎞/ℓ, 도심 주행은 17.8㎞/ℓ로 나타났다. (사진=김재성 기자)

푸조의 승용 디젤 엔진은 매우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업계는 평한다. 푸조는 디젤 입자 필터(DPF)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탑재하는 등 디젤 기술면에서는 선진화돼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푸조 508은 우리나라 환경부로부터 WLTP(국제표준시험방식) 인증을 승인받은 바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에 따르면 푸조의 SCR과 DPF는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90%까지 현저히 줄여주며, 미세한 입자 제거율을 99.9%까지 높인다. 푸조가 디젤 일색이라는 지적에도 디젤 엔진 차량을 선보인 것은 이런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차량의 외관은 기존 정통 세단 이미지보다는 쿠페 스타일을 갖췄다. 5도어 패스트백이라는 디자인을 적용하고 프레임리스(프레임을 사용하지 않는 구조) 도어를 장착해 이전 모델 대비 전고를 낮추고 전폭은 확대한 비율을 완성했다.

차량의 외관은 기존 정통 세단 이미지보다는 쿠페 스타일을 갖췄다. 5도어 패스트백이라는 디자인을 적용하고 프레임리스(프레임을 사용하지 않는 구조) 도어를 장착해 이전 모델 대비 전고를 낮추고 전폭은 늘린 비율을 완성했다. (사진=김재성 기자)

508은 딱 봤을때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키면서도 단단한 체급을 가진 고급 세단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또 보닛, 도어 프레임 등 차체가 겹치는 부분과 틈새를 최소화해 단차는 찾아볼 수 없었다. 후면부는 블랙 패널에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D Full LED 리어 램프를 적용하고 웰컴 시퀸스 기능도 더했다.

내부는 푸조의 강점인 실내 디자인이 특히 강조됐다. 인체공학적 설계를 중점을 둔 아이-콕핏을 적용했다. 좁고 긴 계기판은 마치 우주선을 연상하게 했고 두 손에 알맞는 크기인 운전대는 조향감을 강조했다.

5도어 패스트백 디자인답게 트렁크가 위로 높게 올려지고 편리했다. 마치 해치백의 트렁크와 같아 짐을 싣기도 빼기도 편했다. 일반 세단과 달리 트렁크 문이 활짝 열려 사람이 올라가거나 누울 수 있는 구조로도 돼 있다.

내부는 푸조의 강점인 실내 디자인이 특히 강조됐다. 인체공학적 설계를 중점을 둔 아이-콕핏을 적용했다. 좁고 긴 계기판은 마치 우주선을 연상하게 했고 두 손에 알맞는 크기인 운전대는 조향감을 강조했다. (사진=김재성 기자)

인포테인먼트는 아쉬웠다. 2022년형이라지만 8인치 디스플레이는 현 세대보다 터무니없이 작았고 소프트웨어는 수입차 다운 불안정함을 보였다. USB-C 타입이 아닌 USB-A형으로 연결하게 포트를 구성했다. 다만 토글스위치 등 세심한 고객 사용성으로 운전 중 빠르고 안전한 조작이 가능했다.

푸조 508은 안전편의성이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출시 당시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기관 유로앤캡의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기자가 특히 마음에 든 점은 하이빔 어시스트 기능이었다. 주행 중 조향할 때 코너 등 시선이 가려지는 부분을 비춰줘 시야를 보조해줬다. 다만 편의성에서 아쉬운 점은 푸조 차량에는 오토 홀드가 없다. 서울같이 차가 많은 도심에서는 잦은 정차로 인한 편의기능이 도움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5도어 패스트백 디자인답게 트렁크가 위로 높게 올려지고 편리했다. 마치 해치백의 트렁크와 같아 짐을 싣기도 빼기도 편했다. 일반 세단과 달리 트렁크 문이 활짝 열려 사람이 올라가거나 누울 수 있는 구조로도 돼 있다. (사진=김재성 기자)

크기는 전장 4천750mm, 전폭 1천860mm, 전고 1천420mm, 휠베이스 2천800mm이다. 동급 모델보다는 살짝 작으면서도 날렵하다. 공차중량은 1천505kg다. 파워트레인 1.5 BlueHDi 디젤 엔진과 EAT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1.5 BlueHDi 엔진은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30.61kg.m의 힘을 갖췄다. 실제 주행 당시 2천rpm을 넘지 않아도 필요한만큼의 속도를 냈다. 508의 엔진은 1천750rpm에서 최대 토크가 형성된다고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설명했다.

508의 놀랄점은 연비다. 약 3박4일간 서울 도심과 경기 남양주, 강원도 원주시까지 왕복해 총 420㎞를 주행했으나 연료 게이지는 완충전에서 절반도 내려가지 않았다. 계기판에 뜨는 연비 수치는 고속도로 주행 후 18.1㎞/ℓ, 도심 주행은 17.8㎞/ℓ로 나타났다. 서민의 연료라는 경유와 푸조의 고효율 디젤엔진의 장점이 시너지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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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은 딱 봤을때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키면서도 단단한 체급을 가진 고급 세단 이미지를 연상케 했다. 또 보닛, 도어 프레임 등 차체가 겹치는 부분과 틈새를 최소화해 단차는 찾아볼 수 없었다. 후면부는 블랙 패널에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D Full LED 리어 램프를 적용하고 웰컴 시퀸스 기능도 더했다. (사진=김재성 기자)

푸조 508의 가격은 트림별로 알뤼르 4천590만원, GT 4천990만원, 최상위 트림이자 시승차인 GT PACK 5천390만원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푸조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B 세그먼트(소형차급) 1위를 차지한 e-208을 한국에 들여오고 내달부터는 가솔린 모델인 ‘푸조 뉴 408’을 출시한다. 뉴 408은 현재 전 세계 1만6천대 계약돼 있다. 이같이 전동화 전환에도 활발히 동참하면서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연 300만대 수입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