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반도체 지원금 20조원 신청....독소조항은 반대

美 정부와 수익 초과분 공유 우려 표명....삼성·SK하이닉스, 보조금 신청 검토 중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파운드리 공장(팹) 건설에 4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에 15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TSMC는 보조금을 받는 조항에서 초과수익 공유, 기업 정보 공유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2월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마크 리우(오른쪽)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A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TSMC가 미국 반도체과학법CHIPS Act)에 따라 70∼80억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TSMC는 세액공제에 더해 애리조나 공장 2곳에 대한 직접 보조금 60~70억 달러를 신청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세액공제와 보조금을 합치면 최대 150억달러(약 20조원) 규모다.

다만, 미국 반도체법은 1천500만 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받는 기업의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할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분을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TSMC는 이 조항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류더인(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지난달 30일 대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러한 조건 중 일부는 용납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미 정부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납세자를 보호하고 기업이 예상대로 돈을 쓰도록 하기 위해 해당 규정을 마련했다고 주장한다. 

TSMC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TSMC는 잠재적 이익이 미국 정부에 의해 제한되면 애리조나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라며 "TSMC는 전세계에서 팹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두 개의 공장 이익을 계산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특히 TSMC는 고객과 기본 정보를 비밀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례로 TSMC는 고객사인 애플의 칩을 제조할때 사용하는 장비, 재료의 유형을 포함해 칩 제조 레시피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TSMC에 정통한 관계자는 "TSMC는 이런 종류의 정보가 외부에게 전달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WSJ은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과 관련해 보조금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불편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 보조금을 받을 경우 중국에 고급 칩 제조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규정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WSJ은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