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母 사망 3달 만에 불륜녀와 재혼한다는 父"

암 투병으로 사별한 엄마를 뒤로하고 3개월 만에 재혼하겠다는 아빠의 선언에 이해가 안 간다는 자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별한 지 3개월 만에 재혼하겠다는 아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엄마가 2년 동안 고통스럽게 암 투병하다가 1월 초에 돌아가셨다. 아빠는 엄마 간병하기 위해 회사 관두고 2년 동안 헌신했다. 엄마 돌아가시고 아빠가 많이 힘들어하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빠는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만 있으니까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힘들다'며 1월 중순 회사로 다시 들어갔다.

A씨와 동생은 결혼했지만, 집이 근처라 아빠와 자주 만나고 손주들을 데려가거나 영상 통화하는 등 보살폈다고. 그러던 중 아빠와의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아빠가 영상 통화해도 잘 안 받고 메시지만 보내시고, '집에 들르겠다'고 해도 집에 없다고 하셔서 바쁜가 보다 했다"며 "아빠가 큰아빠와 고모들 만나서 얘기하다가 갑자기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며 어제저녁 우리 집으로 와서 저랑 남편을 앞에 불러서 얘기하셨다"고 했다.

이때 아빠는 "엄마 가고 나서 갈피를 못 잡고 우울증 걸릴 것 같아서 재혼을 생각 중"이라며 "큰아빠와 고모들도 혼자 이렇게 힘들게 살지 말고 얼른 재혼하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동시에 회사에서 만난 여성이 있으며, 이 여성도 이혼하고 자녀들은 출가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A씨는 "이건 아닌 것 같다. 엄마 세상 떠난 지 얼마나 됐냐. 먼 훗날에도 연애는 찬성해도 재혼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빠는 "이 여성과 먼저 만나 밥 먹으면서 얘기해봐라. 괜찮으면 동생 가족과도 만나겠다"고 A씨를 회유했다.

A씨는 "'아빠도 엄마 가고 나서 힘들고 외로우면 여자 만날 수도 있지' 생각은 했는데 너무 충격적"이라며 "고통스럽게 간 불쌍한 엄마가 생각나 울었다. 솔직히 아빠를 이해하기 싫고 이해 안 간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는 지금 돌쯤 된 아기 육아하고 있고 둘째 임신 중이다. 동생도 미취학 아이 하나 있다"며 "아빠는 '내가 혼자서 너희 애들도 다 못 봐준다. 진짜 좋은 분이고 너희 애들도 다 잘 봐줄 수 있다'고 하더라. 근데 그 아줌마한테 왜 저희 애들을 맡겨야 하냐"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우리 집 재산 일궈놓은 것도 다 엄마 덕분인데 잘 알지도 못하는 아줌마 때문에 상속 문제 복잡해지는 것도 싫다. 제가 부모 재산 노리는 속물 같아 보이냐"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A씨는 "아빠 집에 가보니 엄마 사진이며 편지며 흔적을 다 없애버렸더라. 저랑 동생은 아직 엄마를 매일 그리워하고 있고 엄마 빈자리, 엄마 생각만 하면 눈물부터 나고 회복이 안 됐는데 재혼하려는 아빠를 이해해야 하냐"고 물었다.

또 아빠의 재혼을 반대하는 두 가지 이유를 덧붙였다. A씨는 "아빠가 엄마 살아 계실 적에 같은 회사 여성분이랑 2년 정도 외도하다가 걸린 적이 있다. 엄마는 그때 마음 고생 심하게 하셨다. 엄마 암 4기 선고 받고 간병한다고 헤어진 거 같은데, 엄마 돌아가신 후 다시 회사 들어가서 그 아줌마 만나서 재혼하려는 게 99%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남편이 아빠랑 얘기해봤는데, 그 아줌마가 먼저 혼인신고 하자고 졸랐다더라. 그 나이에 재산 아니면 혼인신고 하자고 조르는 이유가 뭘까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참다못한 A씨는 아빠한테 "그 아줌마가 무슨 생각으로 아빠한테 접근한 건지도 모른다. 난 재혼 반대한다. 연애까진 반대 안 하겠다. 엄마가 세상 떠났어도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셔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아빠는 "말 함부로 하지 마"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A씨는 "엄마 같았으면 평생 아빠만 그리워하고 살았을 텐데 엄마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스트레스받고 눈물만 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