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프링커, 모방 의혹 이어 개인정보 침해 공방으로 확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프링커 고소

유통입력 :2023/04/13 17:04    수정: 2023/04/13 19:13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과 프링커코리아 간 제품 콘셉트 모방 의혹 논란이 개인정보 침해·명예훼손·업무방해 등 법적 공방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생건과 소속 임직원들은 프링커코리아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프링커코리아 온라인 쇼핑몰 웹사이트에 'LG생활건강의 프링커코리아 제품/서비스 베끼기에 대한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팝업창을 통해 연결되는 웹페이지에 LG생건 소속 임직원 다수의 성명과 소속 부서 및 직급,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가 명시돼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프링코리아 측은 "모방을 했다는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 당시 협력하며 정보를 교환했던 이해관계자인 LG생건의 A 팀장과 B 선임디지이너와 소통했던 이메일 내용을 노출시킬 수 밖에 없었다"며 "LG생건 법률 대리인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삭제할 것을 요구받아 곧바로 전부 삭제했다"고 말했다.

28일 프링커코리아가 LG생건 이해관계자들이 정보를 모두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부분.

지난 3월 LG생건은 프링커코리아의 템포러리 '타투 프린터'에 대한 제품 기술과 디자인, 콘셉트 등을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양사가 2019년 1월 제품 공급·협업을 위한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했었는데, 협상 결렬 후 LG생건이 자사의 제품을 모방해 유사 제품을 내놨다는 게 프링커 측 입장이다. 타투 프린터는 블루투스로 모바일 앱과 기기를 연결해 화장품 잉크로 피부에 타투를 그리는 제품이다.

의혹을 제기한 프링커코리아는 "LG생건이 프링커의 템포러리 '타투 프린터'를 모방해 MWC 2023에서 선보이고, 해당 제품을 올 2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임프린투' 제품 사진(위), 프링커코리아의 타투 프린터 제품 사진(프링커코리아 제공)

그러면서 "2020년 1월 프링커S 제품을 출시했는데, LG생건이 해당 제품을 구매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LG생건 직원이 프링커 서비스 등록·기기 등록을 한 점도 모방 정황의 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LG생건에서 NDA 협업 당시 담당자로 지정된 사람이 계속해서 우리의 기술을 몰래 뜯어 본 이력에 대한 증거가 다 남아있다"면서 "조직적으로 LG생건 선임 연구원들이 속해있는 디자인 팀 자체에서 우리의 제품을 베꼈다"고 덧붙였다.

이에 LG생건 측은 "기술 모방은 전혀 없는 사실"이라며 "오히려 프링커코리아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그와 동시에 피해자들의 개인정보까지 무단으로 게시해, 관련 임직원들의 피해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LG생건 법률대리인이 프링커코리아 측에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했다는 문자 내용.

이어 "(개인정보) 침해사실을 파악한 즉시 대리인을 통해 법적 문제점을 상세히 설명하며 반복적으로 개인정보 삭제를 프링커코리아에 요청했으나, 침해를 계속해 현재 사측은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진행했고, 일부 소속 임직원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따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프링커코리아는 "삭제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며 연락해 온 LG생건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 전체 삭제처리 했지만, 곧바로 돌아온 건 각종 고소뿐"이었다고 답했다.  

이 회사는 "LG생건 법률대리인으로부터 최초로 연락받은 건 27일 6시26분경이었는데, 이미 다들 퇴근하고 늦은시간이라 우리측 변호사와 개인정보에 관한 문제를 상의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그 다음날인 28일 해당 건에 변호사 자문을 구해 사건의 본질에 집중하고자 개인정보에 관한 모든 내용을 삭제한 뒤, LG생건 법률대리인에게도 해당 사실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프링커코리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고소장에 이어, 13일 LG생건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를 당했다고 밝혔다. 3월7일 LG생건이 서울수서경찰서에 모방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프링커코리아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

LG생건 측은 "개인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시시비비는 법적으로 명백하게 밝히되, 향후 양사간의 협업 가능한 사안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언제든 대화에 임하여 발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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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얼마 전 양측이 서로 만나 협의에 대해 논의를 1차적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양측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최우선이지만, 사안이 심각해질 경우 정무적으로 국감에 해당 사안을 의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법의 미비점을 이용한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기술 베끼기 논란을 근절하려면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이 통과돼 특허청이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