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이달부터 생활 하수 조사를 통한 감염병 감시를 실시한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을 대비해 일상적 관리체계 2단계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되는 전국 '하수(下水) 기반 감염병 감시(KOWAS, KOrea WAstewater Surveillance) 사업'도 이를 위한 일련의 조치 가운데 하나다. 또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달부터 전국 17개 시·도에서 선정된 하수처리장을 중심으로 주 1회 이상 ▲코로나19 바이러스 ▲노로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감염성 병원체에 대한 감시가 실시된다. 현재 전국에는 총 64개소의 하수처리장이 있다.
하수기반 감염병 감시는 생활하수에 섞인 바이러스량을 분석해 지역사회 환자 발생을 추정하는 최신 분석기법이다. 향후 일상적 관리체계 2단계 진입 시 전수 감시는 일부 의료기관만 환자를 보고하는 표본감시로 조정된다. 하수감시는 표본감시를 보완하는 감시방법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현재는 질병청은 모든 확진 환자를 신고해 통계로 집계하는 임상기반 전수감시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상당한 사회적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하수기반 감시는 환자 및 의료인의 검사와 신고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다. 또 수 회의 검사로 지역사회를 평가할 수 있어 경제적이란 장점도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외에도 항생제 내성균 등 여러 병원체도 감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작년 4월 코로나19 환경 감시 가운데 하수기반 감시에 대한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올해 1월 제14차 국제보건규칙(IHR) 회의에서도 공중보건위기(PHEIC) 유지선언과 함께 하수감시를 권고한 바 있다. 때문에 미국 등 해외에서 이 감시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질병청은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활용 가능성과 신뢰성 평가를 진행해 왔다. 실측자료에서 하수 감시 결과와 지역사회 환자 발생 경향 사이의 일치성도 확인됐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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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질병청은 관련 지자체·부처 및 학계 등과 범정부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감시 개시 후 주기적으로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주간정보’ 등을 질병청 감염병 누리집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협력해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대상 감염병의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실험기법을 고도화해 국가 감염병의 위기상황을 대비·대응할 수 있는 감시체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