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 의문점..."살려달라" 외쳤으나 수 분만에 끌려가

용의자 3명 체포…암호화폐 사건 관련 연루돼 수사 받아

생활입력 :2023/04/01 11:23

온라인이슈팀

'심야 강남 아파트 납치·살해 사건'을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지만 '금전 관계가 범행 동기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납치 사건이 요즘 드문 범죄인 데다 치안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에서 사건이 발생해 인근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 여성은 몸부림치며 저항했으나 단 몇 분 만에 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8분쯤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납치사건 현장. 납치범 차량이 아파트 주변에 정차하고 있다.(사진 = 영상 캡처)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부근에서 차량으로 여성을 납치한 피의자 A씨(30)와 B씨(36), C씨(35)를 31일 검거해 범행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행 현장이 담긴 영상을 보면 피의자 중 1명은 지난 29일 밤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아파트 단지 입구 옆에 대기하고 있다. 이 남성은 오후 11시44분쯤 단지 안으로 들어갔고 이어 승용차 1대가 아파트 입구 앞에 정차했다.

아파트 안에 있던 남성은 이후 2~3분 뒤 격렬하게 저항하는 40대 여성 D씨를 끌고 나왔다. 바닥을 뒹굴며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D씨는 "살려달라"고 외쳤으나 이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피의자들은 D씨를 강제로 태워 대전까지 이동한 후 차량을 버렸고 이후 렌터카를 갈아타고 충북 청주로 이동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후 청주에서 렌터카를 버리고 택시를 타고 경기도 성남시로 향했다. 성남시에 도착한 이들은 옷을 갈아입은 뒤 인근 숙박업소로 들어갔다.

이 같은 범행 경로를 보면 사실상 계획범죄라는 점이 확인된다.

경찰은 "수상한 사람들이 여성을 차에 태워 납치한 것 같다"는 112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경찰은 이들이 범행 수 시간 전부터 현장에서 피해자를 기다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에서 버려진 차량에는 유혈 자국과 함께 범행 도구로 추정된 흉기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A씨 등은 납치 직후 피해자를 살해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31일 오전 10시45분쯤에 A씨를, 오후 1시15분쯤에 B씨를 성남시 수정구에서 각각 체포했다. 검거 장소는 성남 모란역(A씨)과 수정구 모텔(B씨)이었다. 또 다른 피의자 C씨는 같은 날 오후 5시40분 강남구 논현동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대전시 대청댐 인근에 피해자를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인력을 급파해 수색 작업을 벌여 대청댐 인근에서 숨진 D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금전과 관련된 범죄'인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들 피의자는 납치 사건 이전 암호화폐 관련 사건에 연루돼 이미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자가 누군가에게 협박을 당해왔다는 지인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일부 매체는 보도했으나 경찰은 "확인 중"이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 매체는 "피해자가 지난달 지인과 돈을 모아 한 암호화폐업체에 투자했는데, 해당 업체가 그 돈을 가로채면서 그가 투자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일이 있었다"며 "고소인들 가운데 충청도에 사는 투자자가 피해자를 살해 협박해왔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모두 확인하고 있다"며 "사실관계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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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상인은 "평일 밤 11시가 넘으면 이곳 인적이 드물다"며 "우리 가게는 밤10시까지 하는데 그 시간대에도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