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년 6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으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하락한 영향이다.
특히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강남구 입주 예정 물량이 많아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강남구 ㎡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031.9만원으로, 지난 2020년 9월(1026.4만원)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강남구 ㎡당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높았지만, 하락 폭이 커지면서 지난달 서초구(1074.8만원)보다 낮은 1059.8만원을 기록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들어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률도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컸다. KB부동산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1~3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19% 떨어졌다. 이 중 강남구가 -13.26%로 하락률이 가장 높다. 이어 동작 -10.66%, 송파 -10.07% 등이 10% 이상 하락률을 보였다.
실거래 사례에서도 기존 전세보증금 대비 수억 원씩 하락한 신규 계약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아파트 입주가 몰렸던 개포동에서는 1년 전과 비교해 전세보증금이 3억원이나 하락한 거래도 나왔다.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면적 59.92㎡는 이달 21일 보증금 7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2022년 3월 같은 면적 보증금이 10억8000만원이었는데 1년 새 3억원 이상 하락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84.95㎡는 지난해 11월 전세보증금 12억5000만원에 신규 계약됐는데 올해 2월에는 같은 면적이 11억원에 거래됐다. 3개월 새 1억5000만원 떨어졌다.
강남 아파트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달 3375가구 규모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입주를 시작했고, 6월에는 489가구의 대치푸르지오써밋, 11월 6702가구 규모의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편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강남구 입주 물량이 많은 편이어서 전셋값 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구 입주 물량은 6371가구이고, 내년에도 6702가구가 입주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입주 예정 물량이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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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강남구의 경우 지금과 같은 전셋값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