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2015년에 설립된 버프 스튜디오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며 개발력을 인정받은 인디개발사다. 대표작으로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디게임 부문 첫 번째 수상작인 용사는 진행중,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천600만 건을 돌파한 모바일 힐링 게임 마이 오아시스, 구글인디게임 페스티벌 톱10에 선정되었던 스토리 게임 세븐데이즈 등이 있다.
버프 스튜디오는 지난해 PC·콘솔 신작 블루 웬즈데이를 공개했다. 이 게임은 버프스튜디오가 본격적으로 PC와 콘솔 게임 시장에 도전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게임은 단 3일 만에 텀블벅 모금 목표치를 달성했다. 또한 2022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 버닝버버 2022 등 다양한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블루 웬즈데이는 재즈와 사랑, 실패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은 포인트앤클릭 형태로 진행되며 이용자는 주인공 모리스를 조작해 도시 내에 여러 사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3일 구로에 위치한 버프 스튜디오 사무실에서 김도형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도형 대표는 "블루 웬즈데이는 실패한 뮤지션 모리스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으로, 누구나 한 번쯤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게임에서 주인공이 한층 더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이용자들이 함께 위로받고 감성적인 공감대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도형 대표는 "버프 스튜디오 창업 초기부터 PC·콘솔 게임은 계속 만들고 싶긴 한데, 어느 정도 캐시카우를 확보한 안정적인 상태에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런데 이게 마음처럼 잘되지 않았다. 더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안 되겠다 싶어서 지난해 PC·콘솔 게임 개발팀을 세팅했다"고 말했다.
버프스튜디오 PC·콘솔 개발팀은 세 명으로 구성됐다. 김도형 대표와 PC·콘솔 개발팀은 1년 이내에 제작할 수 있는 게임이 무엇인지 대해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고, 이중 김혜겸 개발자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블루 웬즈데이는 게임 스토리에 재즈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김도형 대표는 김혜겸 개발자에게 공을 돌렸다.
김도형 대표는 "김혜겸 개발자는 이전에 1인 개발자로 활동하는 분인데, 이전에 네트워킹 파티 등에서 안면을 텄다. 이분은 개발뿐만 아니라 사운드 작업도 할 줄 알고 해당 장르에 관심도 많아서, 블루 웬즈데이는 재즈 음악을 다루는 게임으로 제작됐다"며 "재즈를 원래 잘 알던 분은 아니긴 한데, 그 뒤에 공부를 많이 하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재즈리스트의 음악을 분석하면서 어느새 재즈 마니아가 됐다"고 말했다.
블루 웬즈데이는 오는 5월 정식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김도형 대표는 "총 10개 챕터가 있고, 시나리오는 4계절로 나뉘어져 있는데 현재 7챕터를 만들고 있다"며 "가장 먼저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고, 이후 스팀 출시가 진행될 것 같다. 콘솔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로도 모두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버프 스튜디오는 지난달 열린 스팀 넥스트 페스트 행사에 참여해 블루 웬즈데이 데모버전을 공개했다. 당시 이 게임은 다수의 이용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도형 대표는 "대체로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호평이 많았다"며 "리듬게임 파트에서 다소 박자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과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 피드백을 받았다. 또한 게임 진행 결과에 따라 연출이 바뀌었으면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기억에 남는 피드백 중에는 주인공 모리스와 마찬가지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이용자 분이 해주신 평이 있다. 이분은 평소에 게임을 많이 하는 이용자가 아니었는데, 블루 웬즈데이는 몰입하면서 끝까지 플레이했다고 말씀하셨다"며 "그리고 주변에 같은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게임을 추천해주겠다고 하셔서 힘이 났다"고 미소 지었다.
차기작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버프 스튜디오의 차기작은 플랫포머, 로그라이크, 4X(탐험, 확장, 개발, 말살) 등 메이저 장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형 대표는 "블루 웬즈데이의 경우 다소 매니악한 장르로 다소 리스크가 있는 편이다. 다음 작품은 소위 레드오션에 있지만, 우리가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이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김도형 대표는 2014년부터 인디게임 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이전에도 위메이드, 엔씨소프트 등 규모가 큰 회사에서 게임을 제작했는데, 어느 순간 게임 불감증을 맞닥뜨렸다. 소위 AAA급 규모의 게임들도 결국 구조상으로는 비슷하지 않나.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 바로 인디게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디게임은 기존 게임과는 다르게 스토리, 소재, 플레이 방식 등 특정 부분에서 독창성을 지닌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색다른 감성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인디게임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로 봤을 때 인디게임은 단순히 규모에만 국한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수의 이용자가 넥슨에서 제작된 '데이브 더 다이버'를 인디게임이라고 인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대표는 "사실 2014년 창업 이후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아닌가 싶다. 어느 정도 업력이 쌓이면 각종 지원사업을 받는 게 힘들다. 결국 이제는 게임으로 이용자들에게 증명해야 하는데, 단순히 게임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 마케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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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나마 최근에는 대형 게임사들이 국내 인디게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 같은 소규모 개발사에게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도형 대표는 "우리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용자들이 실패에 대한 아픔을 극복하기를 바란다"며 "스팀에 보면 찜하기 기능이 있는데, 게임을 정식 출시했을 때 5만 개 정도 확보를 하면 어느정도 성공 기반을 다질 수 있다. 현재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용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