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장서 애플 쫓는 삼성, '월렛' 승부수 주목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 2위…노태문 사장 "시장 성숙도 고려해 출시 검토"

홈&모바일입력 :2023/03/20 15:49    수정: 2023/03/20 16:28

삼성전자가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 폰의 무덤’으로 불리던 일본 시장에서 지난해 2위 사업자로 다시 올라서는 성과도 냈다. 하지만 현지에서 절반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압도적인 1위 애플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이에 애플이 국내 시장에 애플페이를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것처럼 삼성전자도 일본 시장에서 ‘삼성월렛’을 출시하거나 네이버 '라인페이'와 협력하는 등 새로운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사진=삼성전자)

삼성월렛은 한국 외 글로벌 지역의 삼성 갤럭시에서 삼성페이와 삼성패스 서비스를 통합해 서비스하는 앱 지갑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삼성페이로 불리지만 해외에서는 삼성월렛으로 불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 제품에 ‘갤럭시’ 로고 대신 ‘삼성’ 로고를 다시 사용하며 정면 승부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6년 갤럭시S6 출시 때부터 일본 내 제품에 갤럭시 영문 로고를 적용해왔다. 다시 삼성 로고를 사용하겠다는 것은 이제 갤럭시 브랜드 인지도가 일본 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하라주쿠 매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실제로 시장조사 결과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2~3위 스마트폰 사업자가 됐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MMRI)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출하량은 3천167만대다. 그 중 애플은 48.8%를 차지하며 11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수성 중이다. 애플의 뒤를 이어 2위는 샤프, 3위는 삼성전자였다. FCNT와 소니는 각각 4, 5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조사 결과는 MMRI보다 더욱 고무적이다.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프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5%대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점유율은 5년 만에 두 배인 10.5%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일본 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배경에는 일본 최대 이통사 NTT도코모와의 협력이 꼽힌다. 스마트폰 판매는 이동통신사업자와의 프로모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본 NTT 도코모 본사에서 경영진을 만나 일본 5G 확산과 서비스 안착을 위한 상호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정도로 양 사의 협력은 긴밀하다.

일본 내 5G 스마트폰 보급 증가도 삼성전자 점유율 확대의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MMRI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출하된 스마트폰 3천167만대 중 5G 스마트폰 출하대수는 3천7만대로 96.2%를 차지한다.

 

일본 스마트폰 출하 점유율 (오른쪽) (사진=MMRI)

하지만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선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MMRI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점유율 두자릿수를 겨우 넘긴 지난해 애플의 점유율은 무려 56.1%에 달한다. 1위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2위 사업자로 안착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큰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그 성장 전략 중 하나로 간편결제 기능 강화가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삼성월렛 일본 출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일본은 현금결제 비중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삼성월렛을 출시한 시장은 29개로 지난해(13개)보다 2배 이상 확대했다. 일본은 삼성월렛 신규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은 현금결제 비중이 높은 시장이다보니 애플페이도 큰 경쟁력을 갖는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캐시리스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오사카 엑스포 개최까지 캐시리스 결제 비중을 4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또 코로나19를 계기로 QR코드 결제가 늘며 비접촉 결제 방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유저에게 모바일 간편결제는 필수적인 기능이다. 향후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삼성월렛과 같은 간편결제 기능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플페이를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듯이 삼성 스마트폰에서도 삼성월렛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시장에서 자리잡은 '라인페이'와의 협력도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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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일본에 (삼성월렛을)출시하지 않은 것은 기술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일본에서는 현금결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그동안 출시를 고려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다만, 시장 환경이 변화면 전략도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애플페이 대응 전략으로 ‘삼성월렛’을 언급했다. 그는 향후 국가별 신용카드 사용률과 모바일 결제 성숙도 등을 감안해 출시 시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