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가스차 한계 넘었다…주목받는 '디 올 뉴 그랜저 LPG'

6기통 엔진에 저렴한 연비 강점…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아쉬워

카테크입력 :2023/03/20 15:25    수정: 2023/03/20 16:35

LPG 차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택시’가 대표적이다. 내연기관 차보다 엔진의 힘이 부족하고 트렁크는 비좁다. 하지만 디 올 뉴 그랜저 LPG 3.5는 그런 편견을 깼다. 2천 RPM만으로도 도심도로를 무리 없이 달리고 트렁크 바닥에 LPG 도넛 탱크를 숨겨 넓은 공간감을 자랑한다.

대한LPG협회의 시승 기회로 2박 3일간 서울 도심과 경기도 지역까지 206km 주행해 봤다. 현대자동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이자 1986년 그랜저 모델 최초 출시 이후 ‘국민차’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끄는 만큼 편안한 주행감과 견고한 차체를 가졌다는 부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랜저 LPG는 V6 3.5L LPG 액상 분사 방식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2.0kg·m 성능을 갖췄다. 복합연비는 7.8km/L의 성능을 보유했다. 휘발유와 경유가 1천500원대 육박하는 고유가 시대에서 1천원 미만인 989원대 LPG는 연비면에서도 탁월한 선택이다.

그랜저 LPG는 V6 3.5L LPG 액상 분사 방식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2.0kg·m 성능을 갖췄다. 복합연비는 7.8km/L의 성능을 보유했다. 휘발유와 경유가 1천500원대 육박하는 고유가 시대에서 1천원 미만인 989원대 LPG는 연비면에서도 탁월한 선택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실제로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그랜저 LPG 3.5의 연간 유류비는 190만원으로 동급의 그랜저 가솔린보다 약 37만원 저렴하다.

도심 주행은 차분했다. 그랜저 LPG는 가스체 연료의 특성상 주행소음이 적다. 차는 고속도로 주행 시 6기통 엔진답게 액셀러레이터(엑셀) 패달을 2천 RPM으로 유지해도 금방 가속했다. 이에 더해 그랜저 LPG에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억제하는 ANC-R 기술과 전 사양에 흡음타이어와 분리형 카페트가 적용됐다.

주행감도 양호했다. 준대형 세단에 동급 대비 가장 긴 휠베이스 등을 내세운 그랜저는 전장도 전작 대비 전장과 휠베이스 리어 오버행이 각각 45mm, 10mm, 50mm 늘어났다. 휠베이스는 동급 대비 최장인 2천895mm에 달한다. 큰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도심속에서 매끄럽게 나아갔다. 운전대는 적당한 무게감으로 조향에 불편함 하나 없었다.

디 올 뉴 그랜저 전면에 현대차 패밀리룩이 먼저 적용되었다고 합니다. '끊김없이 수직형 LED 램프(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라는 최근의 하향 주간주행등(DRL)과 포지셔닝 램프, 방향지시등을 일체형 구조로 하고 있었다. (사진=현대자동차)

외관 디자인은 현대차가 추구하는 헤리티지(유산)를 보여줬다. 디 올 뉴 그랜저는 ‘각 그랜저’로 불리는 1세대 모델을 재해석한 오마주 표현이 특징이다.

전면부는 현대차 패밀리룩이 첫번째로 적용됐다.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라는 콘셉트 아래 주간주행등(DRL)과 포지셔닝 램프, 방향지시등을 일체형 구조로 탑재됐다.

실내는 인체공학 기반의 슬림화 디자인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1세대 그랜저 디자인을 따른 운전대에 전자식 변속 레버 등 조작계를 한데 모아 콘솔부의 공간 활용성이 커졌다. 차량에 탑승하면 좁다고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개방감 있는 실내를 보여줬다. 트렁크 용량은 320L로 가솔린 모델의 트렁크 용량 480L보다는 작지만, 충분한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실내는 인체공학 기반의 슬림화 디자인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1세대 그랜저 디자인을 따른 운전대에 전자식 변속 레버 등 조작계를 한데 모아 콘솔부의 공간 활용성이 커졌다. (사진=김재성 기자)

편의성 기능도 기본 탑재됐다. 다만 편의성 부분은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의 전면은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일체형으로 통합한 디스플레이에 중앙 하단의 10.25인치 대화면 통합 공조 컨트롤러를 탑재했다.

최신화된 컨트롤러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직관적이지 않아 전자기기에 익숙한 기자가 에어컨 방향 조절하는 것부터 공기 청정 기능까지 적응하기 힘들었다. 화면 터치는 딜레이 없이 잘됐다. 국산 승용차답게 소프트웨어 호환성도 잘되는 편이다.

보조 기능도 적용됐다. 우선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탑재돼 승차감이 개선됐다. 이중 접합 차음 유리 기술로 노면 소음을 최대한 줄여 정숙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현대차 최초로 원격진단서비스가 도입됐다.

디 올 뉴 그랜저 LPG는 트렁크 바닥에 LPG 도넛 탱크를 숨겨 넓은 공간감을 가졌다. 트렁크 용량은 320L로 가솔린 모델의 트렁크 용량 480L보다는 작지만, 충분한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사진=김재성 기자)

신형 그랜저에 최초로 적용된 빌트인 캠 2는 차량의 전방위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한 주차와 좁은 골목길 통행이 가능했다. 기존 갤럭시, 안드로이드 폰만 가능했던 디지털 키는 디지털 키 2를 탑재해 아이폰으로도 사용 가능하게 했다.

LPG 차량은 주로 택시 같은 상용차로 인식됐다. 기존 LPG 차량은 일부 사용자와 일부 차종에만 운행이 허용됐다. 하지만 지난 2019년 3월 말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LPG연료의 사용제한을 전면 폐지하면서 누구나 조건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국제 정세에 따른 다양한 요인으로 경유와 휘발윳값이 오르면서 LPG 연료는 대체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그랜저 LPG 차량은 프리미엄 트림 기준 휘발유 차량보다 103만원이 저렴해 가격 부담도 낮췄다. 충전소도 전국 2천여개소로 어디서나 쉽게 충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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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주행과 연료 부담까지 덜어낸 가격은 소비자들이 디 올 뉴 그랜저 LPG 3.5를 고려할 정도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신형 그랜저 판매량은 1만8천933대다. 이중 하이브리드를 제외하고 가솔린과 LPG 차량을 포함한 판매량은 1만826대로 나타났다.

한편 대한LPG협회가 차량 유종별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검사 결과 LPG차는 경유차 배출량의 9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