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활용이나 소재의 다변화 측면에서 배터리의 혁신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3'를 둘러 본 대학생의 관람 후기다. 개막 이틀째를 맞은 16일 인터배터리 2023은 여전히 관람객과 바이어, 유관 부처 및 기업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행사가 열리는 B2홀 입구엔 수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일순간 출입구가 마비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내 안전요원들이 출입구에서 인파를 정리하자 다시 원활한 이동이 이뤄졌다. 행사 주최를 맞은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사전 등록 관람객 수는 3만4851명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
이날 특히 관람객들의 단연 국내 배터리 3사의 부스였다. 기자가 첫 번째로 들린 곳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부스였다. LG엔솔은 당초 미국의 떠오르는 전기차 기업 루시드 드림의 루시드 에어 차량을 인터배터리서 최초 공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엔솔의 깜짝 발표 만큼이나 관람객들의 시선은 루시드 에어 차량에 집중됐다. 직접 차량을 시승하려는 관람객들이 몰려 한 번 시승을 하기 위해선 대략 15분이 소요될 지경이었다. 이날 LG엔솔 부스를 방문한 한양대 신소재공학과 3학년 진영민 씨는 "3사 부스를 다 돌아봤는데 아무래도 루시드 에어의 실물 공개가 가장 흥미로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해당 차량엔 LG엔솔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LG엔솔 사내기업 쿠루가 개발한 BSS(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스테이션에도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기존 배터리를 생산하는 사업 수준을 넘어 교환 체계를 선보인 것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분위기다.
삼성SDI는 최근 볼보와 협력설을 반증하듯 'FM 일렉트릭'을 전시장 중앙에 배치했다.
볼보의 대형전기트럭 출시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이 최초다. 이 차량엔 삼성SDI의 고부가가치 배터리인 프라이맥스 배터리가 공급된다. 중량만 44톤에 달하고 완전 적재 상태에서도 300km 주행이 가능하다.
삼성SDI는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국내 처음으로 착공하며 꿈의 배터리 기술에 한 발짝 다가섰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역시 선보였다. 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중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완공하고 하반기부터 시제품 제작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선 두 회사와 마찬가지로 SK온 역시 현대차 제네시스의 전기차 모델 eGV70 실차를 전시했다. 더불어 배터리 셀에서 팩 전체로 열을 차단하는 에스팩(S-Pack) 모형을 통해 셀투팩(CTP) 기술을 선보이는 등 자사의 최첨단 기술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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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파우치형 NCM(니켈·코발트·망간)9+와 코발트 프리 배터리가 배치됐다. 또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제품도 등장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빼았았다. 특히 SK온은 예상 시점을 1년 앞당겨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삼원계 배터리의 경우 코발트가 없으면 불안정석이 극대화 되는데 이런 단점을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황정태 SK온 셀 개발사업부 PM은 "우리 부스에 많은 최첨단 기술이 전시돼 있지만 관람객들은 주로 LFP배터리와 코발트 프리 배터리에 대해 많은 문의를 해왔다"면서 "도입 취지와 실제 양산 시점 등을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