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반도체공장 건설비 10조원 더 들 듯...보조금 보다 많아

"인플레이션, 원자재 가격 인상 탓"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3/16 13:56    수정: 2023/03/17 09:00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 구축 비용이 약 10조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비용이 당초 계획했던 170억 달러 금액 보다 80억 달러(약 10조5천억 원)가 증가한 250억 달러(32조8천억 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 사장(좌측)이 지난 1월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빌 그라벨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장에게 ‘삼성 하이웨이’ 표지판을 전달받았다. (사진=경계현 SNS)

삼성전자는 현재 테일러시에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5G와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2021년 11월 테일러 공장 투자를 발표할 당시, 건설 비용은 170억 달러(약 22조3천억 원)였다. 170억 달러를 당시 환율로 적용하면 건설비용은 20조원이다. 오른 환율과 추가된 건설비용을 적용하면 총 14조원 가량 비용이 늘어난 셈이다.

로이터 통신은 반도체 공장 건설비용이 급증한 이유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뛴 탓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인용된 소식통 중 한 명은 "건설 비용 증가분이 전체 비용 상승의 80%를 차지할 것"이라며 "원자재 비용이 훨씬 더 비싸졌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소식통은 "테일러 공장 건설이 지연될수록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추정치가 유동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늘어난 공사비용은 삼성전자가 미국 연방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 보다도 클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미 상무부는 건설 비용의 최대 15%까지만 지원하는데, 삼성전자가 받을 수 있는 직접 보조금은 최대 3조원대가 예상된다. 보조금 직접 지급과 대출·보증 등을 포함하면 약 7조원대로 늘어나지만, 이는 이번에 늘어간 공사비 10조원 보다는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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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부지(사진=삼성전자)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 측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한편, 미국 인텔 또한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독일에 반도체 공장 건설이 곤란해진 상황이다. 인텔은 독일 정부로부터 69억 달러(약 9조1천억원)의 보조금을 받고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지난해 결정했다. 하지만 공사비 인상으로 최근 독일 정부에 50억 유로(6조9천600억원)의 추가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